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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장성/담양) 병풍산 _ 삶은 늘 선택의 연속. 본문
2023년 1월 28일(토). 전라남도 장성과 담양을 경계하는 병풍산에 다녀왔다.
산악회MT의 도움을 받아
한재(대치) - 투구봉 - 병풍산 - 천자봉 - 대방저수지로 진행을 했다.
오늘 산행 장소는 두 군데 중 한 곳을 택해 진행을 해야 한다. 어디로 갈까?
요즘 운동을 아예 하지 못했는데, 걷는 거리가 긴 불태산으로 갈까? 아님, 고도가 더 높은 병풍산?
마음은 불태산이라고 외쳤지만, 아무래도 높이가 있으니까 에너지는 병풍산 오름이
훨씬 많이 소모될 것 같단 생각에 이미 몸은 병풍산 들머리에 한 발을 걸치고 있다.
그래! 불태산은 다음에 가면 되는 거지 뭐. 어차피 이곳도 처음 오르는 곳이니까...
스스로 이유를 만들어 병풍산으로 향한다.
한 15분 정도 완만한 오름을 오르면서 얻은 열에너지가
주위 추위를 거뜬히 제압할 때 쯤 나오는 쉼터에서 한소금 숨을 고르고 , 다시 또 오르는 길.
이번엔 약간은 거칠게 다가왔지만, 한 발 한 발 즈려밟아 거뜬히 올라간다. 그렇게
한 30여 분 오르니 서서히 숨이 턱에 닿았다. 그래 아무리 순박한 오름이라 해도 힘이 들지 않을 순 없지.
이럴 땐 짜잔 하고 나타나는 시원한 조망. 하늘의 섭리란 오묘하기만 하다.
산봉우리 위의 하늘이 보이기 시작할 때 쯤 나타난 거대한 바위. 길은 이 바위를
우회 하듯이 왼쪽 아래로 이어졌지만... 어느 한 분은 봉우리 오른쪽 위를 향해 오르시는 중.
저 분을 쫒아갈까? 그냥 가던 길로 가? 갈팡 질팡 거리다가 그 분을 쫓아 산등성이로 올라 섰는데...
와우~~ 이런 조망이라니. 그냥 지나쳤으면 무척 억울 했을 듯!
불현 듯 등을 돌려 다시 걸음을 떼신 그 산우님께 '감사합니다' 외쳤더니, 저쪽은 내장산
저 앞 산줄기가 불태산 능선, 맨 오른쪽 봉우리가 장성 병풍산이라고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 주신다.
그리고 그 산우님을 내쳐 따라가 투구봉에까지 발을 디디게 되었으니 감사할 따름.
11시 47분. 대치에서 50분 정도의 거리다. 귀여운 정상석과 즐거움을 나눈 후
병풍산을 향해 출발을 한다. 봉우리를 잠시 내려오다가 뒤돌아 봤는데...
바위 모양이 옛 투구의 모양인 듯도 하고... ㅋㅋㅋ
원래 사물이란 건 자기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거니까. ^^
그런데... 투구봉에서 큰고개로 내려가는 길이... 살벌 아찔하다.
줄도 잡고 스틱으로 버티면서 조심 조심 내려왔다. 에이~~ 빙판만 없어도 수월히 내려오는 건데.
큰고개. 대방저수지에서 삼인산을 거쳐 만남재를 지나고 이곳으로 와
병풍산을 오르는 환종주 코스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큰고개에서 다시 시작되는 오름길. 그렇지만
오르면서 나타나는 에너지 소모량은 완만한 하향곡선을 그린다. 왜냐면
왼쪽으로 산군들이 멋지게 펼쳐져 있는데, 도대체 저 중 어느 것이
내장산이고 백암산인지 한 참을 헤아려보느라 서 있어야 했고
오르면서 뒤돌아 볼 때, 투구봉과 그 뒤의
불태산 능선의 모습이 높이에 따라 환상적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구경하기 바빠서 오르다 서길 반복해야 하거든. 오우~~
저 멋진 불태산 능선!! 왜이리 매력적인 거야? 저 곳을 걸어야 했다구!!! 이미 손 놓은 것에
미련을 두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인데... 한편으론 미련을 가지면 또 어떻담? ㅋㅋ
어느 덧 산마루에 올라서는데, 멀리서 들뜬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앞을 보니 앞 봉우리 위에 몇몇 분들이 앉거나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오호!! 저곳이 정상이구만♪~ 하지만
눈 앞에 보이는 것과는 달리, 한 웅쿰 봉우리에 올라서야 하고
그곳에서 뒤돌아 보기를 몇 차례 한 다음에서야 정상에 올라설 수 있었다.
12시 16분. 마침내 병풍산 정상석과 마주하지만, 뭐지? 이 기분은?
허전한 감? 부족한 감? 겨우 1시간 20분 만에 올라와서 인가?
그래도 서운한 티를 내면 실례지. 그것도 첫 만남에...
두 손 모으고 공손한 마음으로 정상석과 인사를 나눈 후
아마도 저 오른쪽 아래로 보이는 저수지가 오늘의 목적지인 대방저수지겠거니 하고
이정표가 가르키는 대방저수지 방향으로
길을 나선다. 올라올 때에 비해 좀 더 많은 눈. 그리고
약간은 위험스런 비탈길. 하지만 큰 위험은 없는 완만한 내림길로 내려와
말 그대로 넓직한 바위가 정수리를 덮은 봉우리에 도착을 한다.
12시 25분 경. 넓적바위 한 켠에 의자를 놓고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놓고는
온 길 바라보면서 멍 때리기하다가 라면이 잘 익은 시점이다 싶을 때, 면발을
호르륵 거리며 20여 분 정도 점심을 즐겼다. 역시, 추운 날에는 뜨거운 라면국물이 최고.
버스에서 대치에 내릴 때만 하더라도 몹시 추웠었는데, 지금은 기온이 상당히 올라간 듯 하다.
그래도 두툼한 겨울 옷을 벗지 못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그런데
새로운 사실 하나. 요 아래 산이 삼인산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그 뒤로 그림자로만 보이는 산이 무등산 이라네? 에휴~~ 겨울 무등산도 다녀와야 하는 데.
철계단. 기억하건데 게단을 밟아보기는 이 계단이 처음인 듯? 그런데
이 철계단을 내려오면서 보이는 풍경이 일품이다.
가슴이 확! 트이는 내장산 일대의 풍경! 하지만 정확히 콕 짚어서 어떤게
내장산, 백암산이고 입암산은 또 어느 것인지 알 수가 없으니 쬐끔 답답함도 온다.
ㅋㅋ 그게 욕심이란 건 알고 계신 거지?
철계단 상단부를 내려와서 위를 보는 풍경도 나쁘지 않다. 가만 저 바위는?
병풍산 산행기에서 많이 보던 바윈데...? 키스바위라고 했었나? 어떻게 봐야
입맞춤이 나오는 거지? ㅋㅋ 오래 굶었더니 상상할 수가 없는 걸?
눈이 덮히고 급한 경사가 있는 아랫계단. 조심히 내려가고는 있지만 또다시 보이는
풍경에 걸음이 멈춰진다. 오호! 대방저수지 쪽과 이어보자면 저곳이 천자봉이어야 하는데?
암튼, 계단을 내려오고 나름 급한 비탈을 내려서서 뒤돌아 보니 산이 꽤 거칠어 보인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잔잔한 구릉길.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에 대한
미학들이 우르르 다가와서 뿌리치지 않고 아는 체 하면서 걷고 있다. 그리고
줄 까지 드리워진 오름길과 마주한다. 아마도 이 길 위가 천자봉일 것 같은 예감.
ㅋㅋ 산행을 오래하다 생긴 예지력? 1시 23분.
천자봉 정상석 앞에 서긴 했는데... 뭔 봉우리 이름이 이리 거창하담?
음~~ 버스 탑승시간이 4시 20분인데... 무려 3시간이나 생긴 여유 시간.
옆 봉우리인 용구산에 들렸다 가도 될 것 같은데...? 하지만 대방저수지로 향하는 발걸음.
아마도 전망대의 강한 이끌림 때문이었나 보다. 와우~~ 전망대에서 본
불태산과 병풍산의 모습은 오늘의 하이라이트로 충분했다.
방금 내려온 천자봉과 그 왼쪽으로 이어진 병풍산의 모습도 멋지고...
그렇지만 왼쪽으로 보이는 왕벽산(용구산)을 보니
저곳도 올라갔다가 쪽재골로 내려와도 될텐데 하는 아쉬움도 생긴다.
그래 까짓것 아쉬움은 또 그 나름의 쓰임이 있겠지.
단호하게 미련을 떨구고 하산을 시작한다.
한재에서 오르는 길 보다는 비교적 더 산길다운 길.
오늘 두 번째로 보는 계단인 나무데크 계단길도 걸어내려오면서
아하!! 병풍산은 한재에서 오르는 것 보다는 여기 대방지에서 올라야 제 맛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봐!! 용구산에서 쪽재골로 내려오면 이곳에서 합류 되잖아!
어휴~~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소중히 하라' 그 말도 모르셔?
임도가 나왔다. 하산길은 임도를 가로질러 이어졌고
울창한 편백나무숲을 통과해서
대방저수지 앞 큰 길에서 매듭을 짓는다.
현재 시간 오후 2시 31분. 등산 앺을 종료시키면서 기록을 보니
생각 밖으로 짧은 거리와 시간이 기록되어 있다. 에이 불태산으로 가는 건데. ㅜㅜ
그래도 멋진 풍경을 봤으니 그것 만으로 복이란 걸 충분히 알고는 있으니...
오늘 산행 좋았지? 오케이 ^^ 버스가 기다리는 곳으로 즐겁게 가자!
오우~~ 산행을 마치니 제법 굵은 눈이 내린다. ㅍㅎㅎ 복 받은 산행이라니까!! 그런데,
산행을 마치고 버스에 앉아 있었는데 산우 한 분의 아웃라인이 몹시 눈에 익었다.
음~~ 서산 친구의 모습인 것 같은데... 안경을 끼고 있지 않아서 확신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빤히 보는 건 실례이고... 인사를 해 볼까? 아니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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