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설악산 대청봉(feat.공룡능선) _ 한계령에서 소공원으로 가는 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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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대청봉(feat.공룡능선) _ 한계령에서 소공원으로 가는 길.

mangsan_TM 2023. 5. 24. 16:19

 

 

 

2023년 5월 23일(화). 설악산의 대청봉을 서북능선으로 오르고 공룡능선을 거쳐 소공원으로 내려왔다.

설악산 등산 개념지도
설악산 탐방 안내도

 

 

 

5월 22일(월) 서울, 경기 지역엔 갑작스런 비가 왔다. 그래서 산악회 DUMI에 신청한 설악산 무박산행을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배낭을 꾸려 둘러메고 복정역으로 가서 12시에 정차한 버스에 올랐다.

 

 

 

산행은 한계령 휴게소에서 시작하여

한계령삼거리 - 대청봉 - 희운각 - 공룡능선 - 마등령 - 비선대로 내려와 소공원에서 마쳤다. 소공원 입구에 도착 했을 때의 시간이 4시 경이었으니 시간과 거리에 굳이 정확성을 가미하면, 13시간, 23 km 정도가 될 것 같다.

 

 

 

버스가 한계령 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은 밤 2시 45분 경. 설악으로 들어서는 문은 정확히 3시에 열리서 화장실로 가고 신발끈도 조이고 스틱도 펴고... ㅋㅋ 그럼에도 시간이 남는다. 그래도 남믄 시간을 꼼지락 거려선지

 

 

 

아주 정확한 시간에 열린 문을 지나 한참을 올라가도 평소보다 숨이 덜 가쁘다. 하지만, 워낙 악명이 자자한 급한 비알길. 한 45분 정도 땀을 쏟아내고 능선에 올라선다. ㅋㅋ 보이는 것이 없으니 한계령삼거리도 4시 19분에 도착을 하고...

 

 

 

쉼 없이 대청봉으로 향한다. ㅋㅋ 쉼도 뭐가 보여야 하지. 그런데..엇? 벌써 먼동이 튼다고...? 

 

 

 

멀리 대청봉 뒷쪽으로도 핑크색이 선명하니... 벌써 일출이 시작되는 건가? 이제 겨우 4시 28분인데?

한계령삼거리 쪽에서 본 중청, 대청의 실루엤(중간)

 

 

 

좀 더 걷자니 주위를 식별할 정도의 밝음도 나와 구멍 깊은 바위 너덜길도 무사 통과 하고...

 

 

 

5시 10분 정도 되니 굳이 헤드랜턴의 불빛이 없어도 될 정도여서 재빨리 랜턴을 정리해 가방에 넣고 주위를 살펴보니... 점봉산도 기지개를 켜고

서북능선에서 본 점봉산

 

 

 

멀리 가리봉능과 주걱봉의 실루엣이 명확하고 그 앞쪽으로는 한계령에서 초반 힘들게 오른 산자락도 보인다.

 

 

 

대청봉 쪽으론 해가 박차고 오를 준비를 마친 듯도 하고... 와우~~  멋진 일출 나오는 겨? 큰 기대감을 가졌지만 아직 일출시간은 아니라서 좀 더 걸어 더 좋은 장소에서 해를 맞기로 결심하고...

 

 

 

콧노래 흥얼대며 길가에 농염하게 피어있는

 

 

 

철쭉꽃들을 희롱하던가 아니면 이제 막

 

 

 

잠에서 깨어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상쾌한 노래를 부르는 새들에게도 박수를 건네기도 하면서

 

 

 

적당한 장소를 찾아 해맞이를 하려 했지만... 탁 트인 장소가 드물고 있는 곳은 오히려 대청과 중청이 해를 간다. 이런 이런.. ㅜㅜ. 그래도 이렇게 처음 보는 꽃들이 나와 뭔 꽃인지 맞추라는 은연의 압박이 있어 그 섭섭함은 흐리게 한다.

 

 

 

그런데... 농염했던 철쭉꽃들이 어느 순간부터 사라지더니... 느닷없이 털진달래가 등장한다. 아마도 고도가 일천 미터를 넘고 부터인 것 같은데... 끝청에는 그 털진달래가 군락을 이뤄 눈 호강을 제대로 할 수 있었다.

 

 

 

6시 15분. 끝청에 올라섰다. 일출에 대한 미련을 접으니 여명을 맞이하는 서북능선의 호쾌한 모습이 들어선다. 작년 이 맘때엔 저기 귀때기청봉에서 털진달래를 봤었는데 그 때보다는

끝청에서 본 서북능선

 

 

 

지금의 털진달꽃이 더 싱싱하고 화사한 것 같다. 이왕 자리 잡은 김에...

 

 

 

발 아래로는 용아능선이 그 오른쪽으론 멀리 황철봉과 이어지는 공룡능선이 보이는 곳에 앉아서 커피와 떡으로 아침을 가졌다.

털진달래 윗쪽이 용아장성

 

 

 

그리고... 이제는 뻔히 보이는 중청봉과 대청봉을 향해 다시 걸음을 옮긴다.

눈잣나무(바위 아랫쪽)

 

 

 

끝청에서 중청으로 가는 길. 따져보니 이 길도 여러 번 지나쳤는데... 아직 관측소가 있는 중청의 꼭대기엔 한 번도 오른 적이 없네...? 그 이유는 뭘까? ㅋㅋ 정말 내 맘을 나도 모르네?

 

 

 

7시 2분. 중청 산장에 도착을 했다. 시간은 아직 이른 시간이지만

중청산장과 대청봉

 

 

 

산행이 벌써 4시간 째이다 보니 대청으로 오르는 것이 쉽지 않다. 헉헉 오르다 쉬고, 또 오르다 쉬고...

 

그럼에도 요즘 늘 하는 얘기. 한 걸음 또 한 걸음 하다보면 가지 못할 곳 없다라는 말. 물론, 그런 곳도 있을 테지만...

 

 

 

7시 20분 경. 모처럼 정상석을 독차지 하고는 여기 저기 촐랑거리며 정상놀이를 즐긴다.

 

 

 

우선은 밑으로 보이는 공룡능선을 보면서 오늘의 내가 과연 저 곳을 지날 체력은 되는 지...

 

 

 

우선 희운각으로 내려간 다음에 결정을 하기로 하고, 중청산장을 향해 뒤돌아 간다.

 

 

 

아주 쪼끔 올라가면 되는 중청봉 꼭대기를 이번에도 지나치고 발 아래로 펼쳐지는 수렴동계곡을 바라보면서

중청에서 본 수렴동계곡

 

 

 

기필코 내 버킷리스트에 있는 소청산장에서 일박 이상을 하리라 다짐을 하고

 

 

 

백담사와 갈리는 소청봉 갈림길에서 희운각으로 향한다.

중청쪽에서 본 소청봉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급경사인 자갈너덜이나 바위로 이루어진 내림길을 올라온 경험이 없네?

 

 

 

주위를 둘러보면 이쁜 것들도 보이겠지만... 가파르고 긴 길이가 지루함을 주다 보니  그런 생각이 나게 한다.

 

 

 

다행한 것은 가끔 씩 조망이 트이는 곳이 나와 절경을 볼 수 있다는 것. 그것들로 지루함을 지우다 보니 어느새

 

 

 

아직도 공사중인 희운각이 나왔다. 소공원 아랫쪽 상가 2지구에 있는 버스에 오후 5시 30분까지 탑승해야 하는데... 시간은 충분할 것 같지만...

 

 

 

무너미 고개에 온 동안에도 갈팡 질팡. 에이 우선은 먹자!! 아침에 먹다 남은 떡을 먹고 일어났는데... ㅋㅋㅋ

무너미고개

 

 

 

배가 차니 배짱도 차오른 듯. 우선 호기 있게 공룡능선으로 들어서긴 했는데... 그 호기란 것이

 

 

 

신선봉을 오르는 한 고비 오름질을 하고 난 이후엔 쏙 들어간 것이 문제이긴 하지. 무너미로 뒤돌아 갈까? 고민 좀 하자 싶어 나무 그늘에 앉아 쉬면서 내린 결론.

 

 

 

이왕이면 신선봉까지 오르고 뒤돌아서도 그 때 설 결심으로 신선봉 마지막 오름을 올라가

 

 

 

우선 헐떡이는 심장을 달랠 요령으로 뒤돌아 선다. 대청에서 중청, 소청을 거쳐 희운각으로 내려선 길이 그려지니 가슴이 뿌듯함으로 채워지고

신선봉 전망대에서 본 대청, 중청 그리고 소청봉.

 

 

 

다시 뒤돌아 보이는 남은 공룡의 모습을 보니 그 동안 예전에 지났던 기억들이 스멀 스멀 피어오른다.

 

 

 

저기 1275봉으로 가서 큰새봉을 넘고 근방의 최고봉인 나한봉을 넘어서야 마등령이 나오는데... 그래 까짓거

 

 

 

한두 번 가 본것도 아닌데... 다시 못 갈 이유가 없지... 

 

 

 

아마도 저어되는 마음은... 그 동안 편안함에 익숙해진 탓이겠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만나는 큰앵초에 다짐을 하고

 

 

 

1275봉을 향해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 듯 힘차게 발을 내디딘다.

 

 

 

허~~  이 녀석! 5년 전(2018.9.30.)에 이곳을 넘어 백담사로 갈 때의 그 모습 그대로네?

 

 

 

이 길을 걷는 것만 해도 벌써 5번은 넘김 듯 한데... 기억되는 것이 별로 없는 것도

1275봉 가는 길에 본 신선봉.

 

 

 

안타까운 일인 것 같다. 그래도 한 고비 오른 후에 보는 대청의 모습에 위로를 받고... 다시

 

 

 

작은 봉우리를 내려가고 다시 오르고 드디어

 

 

 

1275봉을 눈 앞에 뒀지만... 보기와는 달리 저 봉우리 중간부분에 닿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있겠지? 작은 난관을 올랐나 싶다가는 제대로 깊은 바닥으로 내려야 할 테고...

 

 

 

그 만큼이나 또 다시 오르는 일은... 여기를 지날 때마다 욕도 나왔을 텐데... 

 

 

 

어떻게 그런 기억들은 죄다 사라져 있는 것일까? 어째든 열심히 욕을 해댄 덕분에... 1275봉 안부에 올라설 수 있었다.

 

 

 

희운각과 마등령의 중간 쯤이다 싶은 곳. 그래 몇 안되는 기억 중 하나는 여기에서

1275봉에서 본 큰새봉, 나한봉 그리고 마등봉(왼쪽부터)

 

 

 

큰새봉으로 가거나 혹은 그 반대의 경우라도 아주 깊숙하게 내려섰다가 올라야 한다는 것. 그 사실이

 

 

 

생각되어지니 갑자기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그렇다면...? 시간을 보니 11시 20분. 아직도 충분히 남아있는 떡을 꺼내어 바람 솔솔 부는 장소에 앉아 한참동안 식도락으로 에너지를 충전했다. 그래선가?

 

 

 

이후에 진행되는 작은 오르내림은 시원한 바람이 있어서 혹은 시원한 나무 그늘이라서 수월히 통과를 했는데...

 

 

 

큰새봉을 오르는 이 구간은... 지금까지의 것들 보다는 짧은게 분명한데 왜 힘듦이 격하게 오는 걸까?

 

 

 

암튼, 꾸역 꾸역 올라가 드디어 큰새봉 정상에 선다. 그러고 보니 또 생각이 나는 것은 그 때도 큰새봉을 지나

 

 

 

나한봉으로 향하면서 지금처럼 마지막 오름이려니 하면서도 너무 힘이 들어 오르는 내내 다신 오지 않겠다고 투덜 댔었다는 것. 하지만 다 올랐어도 아직 나한봉이 아니라서

 

 

 

엄청 큰 상실감을 안고 뒤돌아섰을 때, 커다란 새 한마리가 막 날개를 펴고 비상하려는 모습에서 아하! 이래서 큰새봉이라 하는구나 하는 큰 깨달음이 있었다는 것도 이제서야 기억되는구만. ^^ 

나한봉 전망대에서 본 큰새봉

 

 

 

좀 더 걸으면서 뒤돌아 보니 영락없는 새의 형상을 가진 봉우리가 그 뒤의 대청봉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가는 방향으론 마등령에서 비선대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세존봉이 오뚝 서 있는 모습이  또한 절경이다.

 

 

 

눈 앞으로 다가선 나한봉. 제발 이번엔 오르지 않고 허리를 돌아가는 길이기를... 에효~~

 

 

 

그럴리가 없지~~  지금의 모든 봉우리들처럼... 정상 바로 밑까지는 기본적으로 올라야 하는 길. 이번에도

나한봉에서 본 대청의 모습

 

 

 

나한봉 거의 꼳대기에서 마등령으로 길이 내린다. 그래도 저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마등봉이니

 

 

 

이제 마등령까지는 코 닿을 거리. 언제 지쳤냐 싶게 발걸음을 빨리하여

 

 

 

12시 52분. 오세암과 비선대로 갈리는 마등령삼거리에 도착을 했다. 5년 전에는 이곳에서 오세암으로 갔지만

 

 

 

오늘 가야할 길은 마등봉으로 잠시 오르다가 비선대로 향하는 길이다. 이 길로는 20여 년도 더 전에

 

 

 

단풍을 본다고 캄캄한 밤에 이곳으로 올라와 무너미에서 천불동으로 내려갔었을 때가 전부인데...  밝은 날에

 

 

 

이 길로 내려서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군. 화채능선과 칠형제봉능선이 바위와 아우러진 모습이 절경이고

 

 

 

좀 전에 지나온 공룡능선도 나름 멋지게 음미할 수도 있고...

 

 

 

오름길이 힘들다는 악명이 자자한 곳이었지만 밝은 날에 보니 풍경이 절경이다. 더 중요한 것은

 

 

 

마등령부터 비선대까진 거의 내리막길이라는 점.  지금까지 무려 10시간 넘는 산행이어서

 

 

 

아주 잠깐의 오름구간 마저도 힘들어 주저앉아지니까...  그러니 금강굴에 다녀오겠다는 일은 마음에도 없고

 

 

 

오로지 빨리 내려가 쉬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 마음이 통했는 지, 비선대로 나와

 

 

 

옛 선인들의 풍류와 접한 시간은 3시 8분 경. 하지만 지금은 옛 분들처럼 자리를 하고 앉아 쉴 수 없으니

 

 

 

빠른 걸음으로 소공원으로 향하고

 

 

 

오후 3시 50분 경. 권금성에서 내려오는 케이블카와 더불어 소공원으로 들어선다. 하지만 

 

아직은 쉴곳이 아니어서 역시 빠른 걸음으로 소공원을 벗어나 소공원 주차장에 있는 셔틀버스 정류장에서 산행을 마친다. 그리고 쉼은 4시 5분 경에 도착을 한 셔틀버스를 타고 상가2지구에서 내려 그곳 에 있는 벤치에서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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