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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정선 두위봉 _ 천상의 정원 본문
2023년 6월 1일(목). 정선에 있는 두위봉에 다녀왔다.
대체로 흐렸다가 가끔씩 맑아지는 날씨였고, 수지 CS산악회의 도움을 받아
단곡계곡 - 아라리고개(삼거리) - 두위봉 - 주목군락지 - 도사곡휴양지으로 진행을 했다.
단곡에 도착한 시간은 아마도 10시 40분 경? 산행 채비를 갖추고
부지런히 산길로 접어 든다. 음~~ 오른쪽으로 계곡을 둔 포장된 임도이니 산길이라 하기엔 무리가 있겠군!
그런 포장된 길을 한 20여 분 걷고서야 비로소 본격적인 산길과 만나고
이때부터 고난의 오름이 시작되지만, 기꺼이 그 수고로움을 즐길 준비를 하면서 오르는데...
엇? 이건 또 왠 시츄에이션? 애써 올라선 곳에 나타난 잘 정비된 임도길. ㅋㅋ
사실 여기 두위봉은 오래 전엔 탄광이 있는 곳이었으니 상당한 높이까지 지그재그로 된 임도가 잘 놓여 있었을 것이고
아마 우리는 그런 임도를 가로질러 가는 중인 듯 싶다. 그래도 숲이 깊어 산행의 맛이 진하게 다가온다.
산행을 시작한 후 55분. 이제 임도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지금까지의 오름과는 차원이 다른 오름질을 시작한다. ㅋㅋ 5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오름에 지지 않겠다는 이상한 오기로 악착 같이 올라가곤 했었는데... 지금은 힘들면 서기도 하고 뒤돌아보기도 하면서 오른다. 다만,
꾸준히 내 걸음으로 오르다 보면 오르지 못할 곳이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그렇게 30분 정도 가파른 길을 올라 아라리 고개에 올라서고 조금은
완만한 오름을 지닌 주 능선길을 걸어 정상으로 향한다.
사실, 이 산은 오늘이 두 번째 산행. 정확히 2년 전에 마지막 철쭉꽃을 감상하려고 자뭇골에서 올라 민둥산역으로 내려갔었는데, 그 때 가진 기억이 너무 좋아 오늘 다시 찾은 산이다.
아랫 동네에서는 귀하디 귀한 종덩굴이나 털쥐손이 등이 밭을 이루고 있고
높은 산에서나 볼 수 있는 큰앵초꽃도 흔히 볼 수 있는 곳도 여기 두위봉이다. 하지만
철쭉꽃이 한창일 때는 분홍 보자기를 씌운 것 같다고 한 그 모습은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볼 수가 없다. ㅜㅜ 대부분의 철쭉들이 이미 꽃을 다 떨구어 놓았기 때문.
12시 20분. 철쭉제단에 도착을 한다. 아마 철쭉꽃이 한창일 때엔
이곳에서 그것들을 보는 맛이 일품이었겠지만... 그러질 못하하니 후딱 기념 사진 하나 남기고
두위봉 정상으로 간다. 철쭉제단이 있는 곳에서 정상 까지는 아주 가까이 있어서
한 3분이나 걸었을까? 예전과 마찬가지로 나무판 이름표를 가진 두위봉 정상에 설 수 있었다.
이제는 적당한 장소를 잡아 점심을 가져야 할 시간. 예전처럼 조기 헬기장에서 가질까 하는 생각으로
길을 나섰지만, 마뜩치 않아 내쳐 걷는다. 그런데 이곳은 죄다 해발고도 1,000 미터가 넘는 곳.
관목은 있다고 쳐도... 이런 초지를 이뤄 야생화 밭을 이루고 있다니 참 특기할 만한 곳이다. 게다가
수령이 적어도 수백년이 넘은직한 큰 나무들 까지 보이니 말 그대로 여기가
천상의 정원이 아닐까? 뭐 양보해서
천상의 화원이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을 듯 하지만...
이제 속이 쓰려오는 정도... 마침 예전에 민둥산역으로 내려갔었던 갈림길이 보인다. 시간을 보니
12시 50분이 가까워지고 있다. 공터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우유 한 팩과 찰시루떡 한 덩이로 점심을 즐긴다.
한 20여 분 점심 시간을 가진 후, 이번엔 도사곡 자연휴양지 방향으로...
이젠 제법 걸은 시간이 있어서 오름길이 한웅쿰 정도지만 약간은
오르는 것이 힘이 부친다고 느껴질 때, 고맙게도
내림길이 시작이 된다. 비록 산 윗쪽이 정원과도 같이 안온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라지만
워낙 큰 산이어서 내림길은 만만치 않다. 급 경사도 있고 까다로운 바윗길 혹은 돌길도 있고... 물론
내렸다가 오르는 구간도 있고... 무엇보다도
긴 거리가 주는 압박감에 약간의 불안증을 유발했지만, 워낙 숲이 좋아서 지치지 않고 꾸준히 걷게 한다.
마침내 화절령과 도사곡으로 갈리는 갈림길에 도착을 하고, 잠시 쉬었다가 도사곡 쪽으로
길을 잡고 아주 잠깐 내려섰다가 아주 깜짝 놀랐다. 정말
지금과는 갑자기 다른세계로 들어선 느낌의 놀람? 눈 앞으로 주목 군락지가 펼쳐져 보이는데...
수령이 모두 1,200년이 넘는 것이랜다. 게다가 그 건강하고 왕성한 생동감은 다른 곳의 그것들 보다 훨씬 월등해 보인다.
그 주목의 왕성한 기운이 스며든 것인지 길게 이어지는 나무계단 내림길 혹은 돌 내림길도 가볍게 걷다보니
어느새 제2샘터를 지나 제1샘터에 도착해 있다. 제2샘터의 물은 먹기가 주저되어 통과 했으나 여기 제1샘터는 마시고 싶다는 욕구를 들게 하여 몇 모금 마셨다. 오우~~ 물맛이 훌륭하다.
그렇지만 제1샘터에서 휴양지까지는 제법 긴 거리. 한참 동안 돌길을 걸어내려와야 휴양지 영역에 닿을 수 있다.
그리고 또 한동안 잘 정비된 길을 걸어 휴양지 안으로 들어서고
휴양지를 따라 내려오다가 음용불가인 식수대에서 쌓인 땀을 씻어냈다. 하지만, 휴양지 입구까지는...
좀 더 걸어서 오후 3시 38분. 주차장에 도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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