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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북한산 백운대 _ 칼바위능선으로 올라 우이동으로 내려오기. 본문
2023년 5월 15일(월)
북한산 백운대에 다녀왔다.
북한산 칼바위는 아주 오래전 그곳에서 정릉으로 내려왔었다는 기억 한자락 뿐이어서, 그곳을 오를 결심으로 새벽부터 서둘러 오전 7시 45분 경, 수유역 2번 출구로 나와 마을 버스 3번을 탑승하고 빨래골에서 하차를 했다.
빨래골부터 걷기 시작하여
삼성암 - 범골약수터 - 문필봉 - 칼바위 - 동장대 - 백운대 - 하루재 - 우이천으로 내려와서 우이동만남의광장에서 산행을 마쳤다.
빨래골 입구는 한창 공사중이라서... 어디가 들머리인지 몰라 갈팡 질팡 하다가 우선 시멘트포장길을 따라 산쪽으로 들어섰는데... 유후~~ 빨래골지킴터가 보인다.
우선 산행 채비를 하고 둘레길도 있고 해서 어느 쪽으로 갈까 망설였는데... 이곳에서 늘 운동을 하시는 분이 삼성사 쪽 길이 좋다고 말씀하셔서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산으로 향한다.
그렇게 한 15분 정도 걸어서 만난 삼성사 일주문. 산길은 그 오른쪽으로 시작되는데, 아직은
여느 시골마을 앞 개울가 모습 정도? 그도 그럴것이
아마도 이곳이 터전일 듯한 많은 분들이 운동하는 배드민턴장을 아직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배드민턴장을 지나고, 마지막 화장실을 지나자 마자 가파르게 시작되는 돌계단이 나오는데... 그것이
본격적인 산행의 시작이 되었다. 약간은 가파른 돌계단 길. 그렇지만 15분 정도 오르고 나면 시야가 열려서 물을 박차고 오르는 듯한 돌고래 형상의 인수봉이 보이고
수락산의 모습도 보여서 거칠었던 숨결을 가라앉히기에 충분하다. 더군다나 이어지는 길이
오름길이 아닌 산 허리를 두르는 평지 길. 가는 길 옆의 이 큰 바위는 어느 여인의 옆 모습으로 보이는데... 다른 각도로 보아도 계속 그렇게 보여지니... 고정관념이 주는 안 좋은 예인가...?
완만한 길은 냉골갈림길까지 이어지다 잠시 잠깐 올라가
범골 약수터에서 멈칫한다. 오라~~ 음용적합이라 하니 마시지 않을 수 없지. 한 바가지 물을 들이켜고 배낭도 추스린 다음에
다시 오름을 시작하여
칼바위 능선길과 합류를 한다. 그리고 완만한 길, 혹은 오름길을 두세 번 걷고 마침내
문필봉에 도착을 한다. 지금 시간이 9시 13분 경이니 빨래골에서 약 1시간 10분 정도의 거리인 듯 싶다.
문필봉에서는 감탄할 만큼의 조망은 나오지 않고, 겨우 보현봉이나 백운대 정도가 보이고
다시 칼바위로 가기 위한 몇 걸음 후에 보이는 칼바위능선이 전부였다. 칼바위 능선은 보이는 것처럼
문필봉에서 한 10여 분 정도 가파르게 내려가 정릉 갈림길과 만나면서 시작된다. 아주 오랜 옛날엔 아마도 칼바위를 내려와 이곳에서 정릉으로 향했던 것 같은데... 구체적인 기억은 하나도 없다.
단지 어렴풋 하나마 그려지는 것은 이 가파른 바윗길을 벌벌 떨면서 내려온 것 같은 잔상 뿐! 그렇지만 오늘은 적당한 곳에 철 난간이 설치되어 있어서 오르기 수월하다는 것. 그래서 오르다 쉬면서 경관도 충분히 감상을 한다.
문필봉과 방금 내여온 길이 있음직한 능선도 보고
며칠 전에 처음으로 걸어 본 형제봉능선도 살펴보고... 그렇게 한 20여 분 정도 올라가
칼바위 정상 마루금에 도착을 한다. 정상은 아마도... 저 바로 옆 바위 봉우리 같은데... 가쁜 숨을 달래면서 한참을 서성이고 있는데도, 그곳에 자리를 한 한 산우분이 움직임이 없어
이곳에서 정상놀이를 하기로 하고 아예 배낭을 내려놓고 주변을 살펴본다. 우선 언제 보아도 멋진 보현봉. 그리고
노적봉, 만경대, 백운대와 인수봉이 있는 북한산 사령부. 그 아래 영봉과 그 뒤의 오봉능선과 도봉산 사령부까지. 한참을 즐기다가
칼바위 정상에 오른다. 현재 시간이 9시 53분이니 빨래골부터 2시간이면 충분히 쉬면서 오를 수 있는 거리다.
옆 봉우리에서 볼 것은 이미 다 보았지만... 예의라는 것이 있으니 형제봉 너머 안산, 인왕산 북악산과 인사 하고
쬐끔 더 가까워진 보현봉과 문수봉과도 아는 체 하고...
오늘의 최종 목표지인 백운대를 향해 가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다.
우선 산성능선과 조우를 해서
성곽을 따라 대동문으로 향하는데... 이 더위? 완전 여름 더위다. 그래서 였나 보다. 산성 바로 밑의 나무 그늘에도 또다른 길이 있는 이유가.
대동문을 복원한다는 소리를 들은 것도 꽤 지난 세월인데... 아직도 복원 중이다. 그래 시간으로 두터웠을 대동문인데 복원이 그리 쉬울까? 부디 먼 후세에서도 감탄할 만한 복원이 되기를...
10시 26분. 동장대에 도착을 했다. 그러고 보면 건축 양식이 중국의 것과 다르고 일본의 것과도 확연한 차이가 있다. 예전엔 옛 것이라면 우선 고리타분하다고 생각 했는데... 지금에서 보니 그 아름다움이 예사롭지 않다. 음~~ 나이 탓인가?
동장대에서 용암문으로 향하는 길. 아직 10시 40분 이구만... 배가 이렇게 고프다고? 허긴
아침을 5시 40분 경에 먹었으니... 배고플만 하지! 용암사지의 적당한 공터에 자리를 잡고 느긋하게 에너지를 충전한다.
한 15분 정도 가진 에너지 충전이 행복했나 보다. 담숨에 용암문을 지나치고 그 여세를 몰아
거침 없이 노적봉을 향해 걷고
백운봉 마저 보이니 내친김에 빠른 걸음으로 진행을 하려 했지만... ㅜㅜ
지금껏 걸은 성곽길 하고는 상당히 다른 성질의 것이라서... 울퉁 불퉁 돌길이라서 자칫 소홀히 했다가는 발목에 부상을 줄 수 있고, 깔끔한 나무계단은 왜 이렇게 가파른 건지... 그런 것들이 결국엔
강제로 주변을 둘러보게 한다. ㅋㅋㅋ 자연의 오묘함이란. 힘들지 않았다면 이런 멋진 풍경을 어찌 감상할 수 있을까? 방금 옆을 지나친 노적봉과 그 뒤로 의상봉에서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의상능선의 모습에서 뿌듯함을 느끼고
좀 더 걷다가 본 백운봉. 평일임에도 백운대에 오르는 많은 사람들이 보여 발걸음에 다시 힘을 더하게 한다.
북한산성공원에서 오르는 길과 합류를 해서 곧
백운봉 암만으로 들어가 스틱을 접어 배낭에 넣고 11시 36분.
백운대를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언제부터 이렇게 외국인들이 여기 북한산을 다니기 시작한 거지...? 거짓말 보태지 않고 오르는 사람들 반 이상이 외국인으로 보인다.
매스컴에서 한류 한류 하더니 그 영향일까? 암튼, 나쁘지는 않다. 다시 한 웅쿰 힘을 써서 허릿길에 오르고 다시
한 웅쿰 힘을 써서 마침내 힘차게 펄럭이는 태극기 앞에 선다.
지금 시간이 11시 51분. 암문에서 바위 암벽을 약 15분 정도 올라야 하고, 빨래골부터는 3시간 50분 정도 산행을 해야 오를 수 있는 거리이다.
공휴일에는 아마도 사람들도 빼곡했을 백운대가 평일인 오늘은 여유있는 모습. 그곳으로 내려서서
한가롭고 느긋한 쉼을 가져보려 했으나... 에휴~~ 아직도 마음 속엔 여유가 없는 것인지 그 마저도 실패.
잠시 쉬다가 부지런히 백운대에서 내려와 암벽 허릿길을 지나고
만경봉 앞에서 한 껏 여유를 갖는 오리를 괜스레 쫓아버리고 싶어 하면서
백운봉 암문으로 되내려와 우이동으로 향한다.
북한산을 한 번이라도 올랐었던 많은 분들 기억 속에 각인이 되었을 북한산장. 사진 마저 한 장 남기지 못하던 그 시절에 이곳에 도착해 먹었던 음식은 종류는 기억할 수 없지만 맛은 꿀맛이었다는 것을 아직도 기억한다.
ㅋㅋ 이곳에서 누군가의 꼬임에 넘어가 호랑이굴도 통과했었던 기억도 있는 산장을 지나
인수암을 지나고 약간의 오름길 끝에
하루재에 도착을 한다. 12시 43분. 영봉으로 올라갔다가 합궁바위로 내려갈까? 하다가 오늘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럽다는 생각이 들어 도선사로 향한다.
몇 해 전 한참 북한산을 뒤지고 다녔던 때에, 도선사 주차장에 차를 두고 한바퀴 돌아오곤 했었는데... 도선사에서 우이동까지는 찻길이라서 왼쪽 산등성이길로 발을 들였다.
오른쪽으로 도선사가 있고 왼쪽으로는 합궁바위가 있는 그 둘 사이의 능선길.
예전엔 합궁바위를 갔다가 혹은 떡바위나 염소바위를 갔다가 이 능선에 접속해서
도선사 주차장까지 거슬러 올라갔었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그 길을 내려가고 있다.
하루재부터 그렇게 한 50분 정도 걸어서 산자락을 벗어난다.
우이천... 여기는 대학시절의 추억이 묻어 있는 곳. 그 때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학생들이 주로 MT를 가는 곳이 강촌 혹은 여기 우이동이었으니 이쪽에 추억이 있는 분들은 아마도 내 또래일 듯.
그 때 함께 했던 친구들... 잘 지내고 있겠지? 괜히 센치한 마음으로 우이천을 따라가는데... ㅋㅋ 그 기억 속의 우이천은 없고 세련되게 정비된 수변 공원만 보인다.
수변 공원이야 어디든 볼 수 있는 것이라서 우이동 만남의 광장으로 올라와 산행을 마쳤다.
산행을 마친 시간이 1시 48분 경. 용암사지에서 가진 에너지원이 모두 소진이 된 건지. 배가 몹시 고프다. 다행히 좋아하는 콩국수집이 눈에 들어와 한 그릇 주문을 했다. 엄청 많은 양을 천천히 먹으면서
집으로 가는 길을 검색한다. 1167번 버스를 타고 노원역에서 전철(7호선)로 환승. 또 강남구청역에서 분당선으로 갈아타면 깔끔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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