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소백산, 도솔봉과 묘적봉 _ 쥐어 짜면 푸른 물이 주르륵 내릴 듯. 본문

등산

소백산, 도솔봉과 묘적봉 _ 쥐어 짜면 푸른 물이 주르륵 내릴 듯.

mangsan_TM 2024. 6. 1. 08:14

 

 

 

 

2024년 5월 30일(목)

소백산 도솔봉과 묘적봉에 다녀왔다.

 

소백산 도솔봉 등산지도

 

 

 

걸은 길은 죽령 - 삼형제봉 - 도솔봉 묘적봉 - 묘적령 - 사동리이다.

 

 

 

 

햇빛이 간간히 내비쳤지만 대체로 흐렸으며 산행하기 알맞은 기온이었다. 모처럼 동네 산악회인 WDC의 도움을 받았다.

 

 

 

 

 

소백산 하면 늘 다니던 곳이 비로봉과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었는데, 오늘은 소백산 남능선이자 백두대간 길인 도솔봉에 가게 됐다. 죽령에서 영주 쪽으로 가다가 만난 큰 느티나무 오른쪽에 있는

 

 

 

 

 

도솔봉 들머리로 10시 25분, 호기롭게 첫 발을 디뎠다.

 

 

 

 

 

당분간은 순하디 순한 숲길. 마치 산책을 하듯이 한 15분 정도 걸은 듯 한데... 그러면 그렇지!

 

 

 

 

 

순한 것은 여전했지만... 길이 치솟기 시작했다. 이럴때일수록 서둘지 않는 것이 산행의 기본. 올라온 곳을 뒤돌아보기도 하고 길 옆의 고광나무꽃도 감상하면서

 

고광나무꽃_밤에도 빛이난다 해서 얻은 이름. 꽃임이 5장인 것은 야광나무이다.

 

 

 

길이 흐르는 대로 완급을 조절하며 한 30여 분 정도 오르니 

 

 

 

 

 

길이 다소 누그러진 오름으로 변화를 했다.  음~ 땀이 흥건히 나온 것을 보니 한여름엔 물 깨나 마셔야할 구간으로 보인다.

 

 

 

 

이후로 이어지는 완만한 오름길. 이제서야 보이는 주변의 모습들. 오우~ 이 시원한 푸른 숲.

 

 

 

 

 

넓게 형성된 고원에는 시기가 늦어 자주 볼 수는 없지만 간간히 보이는 야생화가 있어 그들을 찾아보며 걷는 것도 즐겁다. 자주색 벌개덩굴도 있고 큰앵초도 있고... 

 

벌개덩굴과 큰앵초(우)

 

 

 

이제 산등성이로 다 올라선 느낌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가야할 능선이 보이는 것을 보니. 아마도 앞의 봉우리가 삼형제봉인 것 같고, 그 뒤 멀리에 있는 봉우리에서 살짝 솟은 바위 같은 것이 도솔봉인 것 같다.

 

 

 

 

 

12시 22분. 1286봉에 도착을 했다. 흰봉산 갈림길인 이곳이 오늘 걷는 길의 주 오름 구간인 것 같다. 흰봉산으로 가는 길은 막혀있어서 별 고민 없이 아니

 

흰봉산 갈림길

 

 

 

자연스럽게 삼형제봉으로 향했다. 삼형제봉은 의외로 가까이 있어서 참꽃마리가 왕성하게 자란 턱을 넘어 잠시 내려섰다가

 

 

 

 

 

올라서고 가는 길 왼쪽으로 더 올라갈 곳이 보여 그곳으로 올라갔는데... 그곳이 바로 삼형제봉이었다.

 

삼형제봉 정산에서 뒤돌아 본 1286봉의 모습.

 

 

 

12시 25분. 시간 상으론 점심을 먹을 시간인데... 왠지 도솔봉에서 점심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 들어 도솔봉으로 잰걸음을 했다. 엇? 이녀석 삼형제봉에 서식하는 곰인가? ^^

 

 

 

 

 

삼형제봉을 내려서기 전. 와우~~ 멋진 전망대가 나왔다. 도솔봉에서 묘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아마도 대간길이니 묘적봉의 오른쪽이 솔봉일게고... 그 오른쪽 멀리 있는 봉우리가 시루봉일까?

 

도솔봉(왼쪽 봉우리)에서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다시 길을 나서려는데... 저기가 도솔봉이라면 윽!! 한참을 내려섰다가 또 한참을 올라가야 하겠는데...?

 

 

 

 

 

장난이 아니다. 오늘 처음으로 만나는 계단인데... 얼마나 급한지.  잠시 고소감이 오는 곳도 있을 정도다. 그래도

 

 

 

 

 

견디고 내려올 만도 한데... 자연재해로 들떠진 계단을 내려설 때는 가슴에 저릿함이 왔다.

 

 

 

 

 

암튼, 삼형제봉을 다 내려서고 도솔봉을 향한 오름길에 들어섰다. 첫 번째 급한 오름 뒤론 완만한 오름길이 이어지는데...

 

 

 

 

 

와우~ 이것을 자연의 조화? 혹은 치열한 경쟁? 그래! 이런 척박한 곳에 같이 살아야 했으니... 공생이라 하자.

 

 

 

 

 

이제 도솔봉을 700여 미터 앞에 둔 지점. 

 

 

 

 

 

비록 좁지만 그늘사초가 바람따라 노니는 평화로운 고원지대가 나와 편한 걸음을 하고 있는데 그동안 걸은 시간이 있는지 뒤이어 나오는 구릉을 오르는 것도 벅찰 지경이다. 당연 이럴 땐

 

 

 

 

 

휴식이 최고! 지나온 곳이 잘 보이는 바위 위에 올라가서 잠시 감상을 하고, 이왕 쉬는 김에

 

 

 

 

 

바위 아랫쪽으로 내려와 가져온 떡으로 점심시간을 가졌다. 허걱! 벌써 1시 10분이네.

 

 

 

 

 

역시 점심의 힘! 다시 시작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보니 평지길은 빠르게 바위길은 민첩하게 갈 수 있어서

 

 

 

 

 

소백산 주능선이 훤히 보이는 능선이 나오고 곧

 

 

 

 

 

도솔봉 정상을 이루는 집채만 한 바위가 나왔다. 반가운 마음으로 서둘러 올라가

 

 

 

 

 

도솔봉 정상석과 인사를 나눴더니 먼저 와 계신 산우님이 기꺼이 그 모습을 인증해 주셨다. 

 

 

 

 

 

현재시간 1시 34분. 정상에서 갖는 의식의 시간. 우선 온 길을 뒤돌아 보면서 우쭐하기.

 

흰봉산(좌)과 1286봉(중앙) 그리고 1286봉 앞쪽으로 삼형제봉

 

 

 

소백산 주능선을 보면서 예전에 다녔던 길을 대충 그려보기. 그렇게 충분히 즐긴 다음, 이제는

 

 

 

 

 

내려가야 할 시간. 목적지(사동리)를 정확히 설정하고 내림길에 들어섰는데...

 

 

 

 

 

엇? 여기에도 정상석이 있네...? 음~ 중북 단양군이 세웠으면... 좀 전의 것은 영주시가 세운건가? 암튼, 한바퀴 둘러보고

 

 

 

 

 

사동리로 향하는데... 여기도 계단길이지만 몹시 급하다.  이 급한 길을 내려가는 것도 버거운데... 끙끙거리며 올라오는 산우가 있다. 대간길을 걷는 중으로 저수령에서 출발했다고 하는데... 응원 이외에 줄 것이 없어 안타까웠다.

 

 

 

 

 

다시 내려서는 길. 이 깊은 녹색의 향연을 보니 어릴 적에 즐겨부르던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  

 

 

 

 

 

이 평화롭고 온화한 푸른물결 속에는 또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치열하게 삶을 살아갈까? 그것들은 그것들 대로의 목표를 존중하면 되는 것이고

 

 

 

 

 

나는 나대로 지금 이렇게 푸른 나무숲에 스며들어 행복해 하면 될 일이다. 어디선가 진한 라일락 향기가 뿜어와 주변을 샆펴보니 활짝핀 정향나무꽃이 보였다. 타의로 미국에 가서는 미스킴나무로 불리는 꽃이다.

 

 

 

 

 

도솔봉에서 그렇게 푸른 나무숲에 취해 한 40여 분 내려오고 곧 다시 오름길에 접어들었다. 바야흐로 도솔봉 영역에서 묘적봉 영역으로 넘어섰다.

 

 

 

 

 

한 번 오르고 또 한 번 올랐다. 다시 또 한 번 오르고 나서야 보게된 묘적봉. 토끼 묘가 아닌 기묘할 묘자이다. 갑자기 속리산의 토끼봉이 생각났다. 거기에도 묘봉이 있어서 토끼봉과 묘봉이 같은 봉우린 줄 알았는데...

 

 

 

 

 

나중에 살펴보니 서로 다른 봉우리였다. ㅋㅋ 거기에 있는 묘봉 역시 기묘한 봉우리였다. 암튼, 도솔봉을 인증해 주신 산우님께서 묘적봉 역시 인증해 주셨으니

 

 

 

 

 

왼쪽에 보이는 도솔봉에서 지금까지 내려온 능선을 눈으로 하나하나 짚어 보고는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겠다는 사실 하나로도 행복해진 마음으로 묘적령을 향해 보무도 당당한 걸음을 시작했다.

 

 

 

 

 

가는 내내 왼쪽으로 용틀임하듯 시루봉을 향해 뻗어있는 대간길이 보이는데... 걍 무턱대고 저 곳을 걷고 싶은 생각이 드니... 대간길을 걷는 분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다.

 

 

 

 

 

3시가 막 되어지는 시간. 묘적령에 도착했다. 이제는 길이 비교적 잘 나있는 대간길에서 오른쪽 사당리 방향으로 네려서는데... 이 길

 

묘적령

 

 

 

거칠지는 않지만... 몹시 가파르다.  계곡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시작될 쯤에서 잠시 그 가파름이 주춤하고

 

 

 

 

 

임도를 가로지르고 난 후부터는 비교적 완만한 경사를 갖는 길이지만... 

 

 

 

 

 

가파름을 버리고 거침을 장착했다고 해야 할까? 낙엽 속에 묻힌 돌맹이들이 호시탐탐 발목을 결단내려들고... 계곡을 건너가고 오고를 반복하다 사라지는 경우도 빈번한 길이어서 내려가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그런 길을 한 35분 정도 걸어 임도에 도착을 했는데... 얼마나 고생스러웠는지 가급적이면 임도길을 피해다니는 사람 임에도, 오늘처럼 임도가 반가운 경우는 또 처음이다.

 

 

 

 

 

이제부터는 임도길. 그런데 그 임도길도 결코 짧지 않아서 이곳 역시 35분 정도 걸어내려와 사동리에 도착을 하면서 산행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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