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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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청계산 옛골길 _ 익숙한 듯 낯 선 듯.

mangsan_TM 2024. 6. 5. 18:55

 

 

 

 

2024년 6월 4일(화).

청계산에 다녀왔다.

 

청계산 등산지도

 

 

 

 

옛골에 차를 두고 매봉 - 망경대 - 석기봉 - 이수봉 - 얫골로 원점회귀를 했다.

 

 

 

 

 

연일 이어지는 좋은 날씨. 녹색물결을 일렁이며 자신의 품 안으로 들어오라는 산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어제는 집 뒷산으로 가고, 오늘은 청계산으로 향한다.

 

 

 

 

 

청계산입구역이 생긴 이후로는 거의 찾지 않았던 옛골. 어쩌면 내가 산에 입문을 해서, 산에 대한 매력을 찾게 해 준 청계산.  그 젊은 날, 청계산에 오르기 위해 자주 찾았던 옛골. 문득 그 길이 다시 걷고 싶어

 

옛골에서 본 오늘 돌아볼 청계산 능선의 모습

 

 

 

 

즉흥적으로 이곳 옛골로 와 적당한 공터에 차를 두고, 예전에 걸었던 길을 찾아 발을 디딘 시간이 11시 30분이다. 개천으로 나와서 새롭게 생긴 건물 4L의 왼쪽에 있는 길로 들어서고...

 

건물4L_이곳을 다닌 이후 세 번째 건물의 모습이다.

 

 

 

 

잠시 언덕을 올라서면. 국가시설로 이어지는 포장도로가 나오고...

 

 

 

 

 

정토사 지붕 위로 펼쳐진 이수봉능선(예전엔 철쭉능선이라 했는데...)을 보면서 잠시 포장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본격적인 산행 들머리가 나오는데... 

 

 

 

 

그곳엔 누비길 6구간을 알리는 문이 보인다. 대충 봐도 생긴지 오래된 것 같은데... 이것을 난 처음 보고 있으니... 정말 오랜만에 왔다는 자각이 든다.

 

 

 

 

 

들머리를 들어서고 곧 냅다 치솟는 계단길. 한 6,7분 오름길인데 다 오르고 나면 등에 땀이 고이면서 산행하기에 적당한 몸 상태를 만들어주는 곳이다. 예전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산행을 해서 이곳을 오르고 난 후엔

 

 

 

 

 

업된 기분으로 앞으로 진행될 산행에 대한 즐거운 기대로 서로가 왁자지껄 했던 기억들. 그때 그때 함께 했던 지인들의 얼굴들이 떠오르곤 사라지고 해서 오랜만에 다시 걷는 길이지만...

 

 

 

 

 

이곳 갈림길을 걸어 혈읍재로 막바로 갔었던... 좀더 올라가 관현사(청계골입구)에서 올라와 만나는 쉼터에서 숨을 골랐던... 친구들 혹은 선후배들의 밝은 표정을 소환하며 그 당시의

 

 

 

 

 

사건 사고들을 생각하며 걷다보니 길이 비록 디테일에선 낯이 설었지만 전체적으론 무척 익숙하게 다가왔다.

 

 

 

 

 

맞다 여기! 누군가 이 길로 청계산을 오르려 할 때, 무척 자랑스럽게 얘기해 주었던 깔딱고개. 그 당시에는 이곳을 오르기가 얼마나 힘이 들던지... 게다가

 

청계산 깔딱고개

 

 

 

오른 후에 다시 나타난 아주 작은 오름에도 필요 이상의 비명을 내지르곤 했던 곳. 그래도 그곳을 오르고 도착한 작은 안부에서 시원한 바람을 즐기곤 했던 곳. 늘 바람이 일어서 개인적으로 바람골이라 했는데...

 

 

 

 

 

사실, 이곳까지 오르고 나면 왠지 어려운 곳을 다 오른 것 같아서 심리적인 안정이 왔었는데... 지금도 역시 청계산을 다 올라왔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좀 더 올라가 헬기장 밑 사거리부터는 최근에도 다녔던 길.

 

 

 

 

 

청계산입구역에서 옥녀봉을 거치지 않을 때면 늘 다녔던 길과 만나, 그 때와 마찬가지로

 

 

 

 

 

매봉 허릿길을 걷다가 이정표는 없지만 곧 만나는 갈림길에서, 사람들의 흔적이 비교적 덜한 희미한 길을 따라 올라간다. 알고 있는 사람들만 다니는

 

 

 

 

 

훌륭한 조망바위로 가는 길이라서 매봉을 거칠 경우엔 늘 다니는 길이다. 예전엔 그 바위로 직등할 수 있는 로프가 있어서 그곳을 오르는 맛이 꽤 있었는데... 어느 날, 로프가 끊긴 이후론...

 

2005년 10월 27일_조망바위로 직등할 때의 모습(우).

 

 

 

그 바위 왼쪽으로 우회를 해서 올라가야 한다. 비록 앞 면으로만 즐길 수 있는 조망이지만...

 

 

 

 

 

시원하게 펼쳐보여서, 이곳에 올 때마다 휴식을 취하다 가곤 하는 곳이다. 오늘은 사람도 없고 하니 한바탕 신나게 뛰다가 적당한 장소에 자리를 펴고 빵과 두유로 에너지를 보충했다.

 

 

 

 

 

12시 50분. 점심을 마치고 이제는 가까이에 있는 매봉으로 향한다.

 

 

 

 

 

돌문바위로 나와서...  앗 참!!! 이틀 전에 집사람의 검진 결과가 나왔는데... 다행히 염증이랜다.  ㅋㅋㅋ 가슴을 무지막지 압박하니 피고름이 주르륵 나오고... 엄청 아팠는데... 웃음이 나오더랜다. 왜?

 

돌문바위 _ 게제에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건강 염원을 함.

 

 

 

나나 울 마누하님이나... 암일까봐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피식 거리다 보니 매바위에 왔다. 매봉의 조망은 시원치 않아서 

 

 

 

 

사방이 훤히 트인 이곳에서 주로 조망을 즐기는 곳이다. 망경대와 멀리 이수봉도 봐 주고...

 

 

 

 

 

강남에서 위례로 이어지는 도시풍경도 담아보고... 위례? 그곳에는 고등학교 친구가 살고 있다. 마누하님의 검진일을 조금이라도 앞 당기려 의사인 딸의 힘을 빌려서까지 애쓴 친구다.  그 고마움을 조금이나마 

 

매바위에서 본 강남과 위례

 

 

 

갚으려고 어제 마천시장에 있는 야채곱창집으로 가 맛난 저녁을 대접?했는데... 스틸 당했다. 에휴~ 지 동네라면서 한사코 자기가 계산을 하는 통에..  1시 12분매봉에 도착했다.  휙 둘러보고는

 

 

 

 

 

망경대로 향했다. 시원한 나무그늘 밑으로 안온하게 걷고 있으니 다시 그 친구 녀석이 생각났다. 이번주에 부부동반 이태리 일주하러 떠난다던데... 여행에 베테랑이니 재밌게 다녀올 것은 분명하고...

 

 

 

 

 

친구야! 다녀오면 맛난 저녁 거하게 사주마.  혈읍재에 도착을 했다. 오른쪽 밑으로 가면 마왕굴이 있다던대... 나중에 가보기로 하고 계단길 끝에서 길을 벗어나 그대로 또 직진을 했다.   

 

 

 

 

 

왜냐하면 그 길 끝에 있는 커다란 바위. 오를 때 세심하게 주의를 기우려야 하는 그 바위 끝이 사실적인 망경대이기 때문이다.

 

 

 

 

 

망경대의 실재는 아마도 중요 국가시설과 함께 있을 테지만 아래쪽으로도 평평한 바위가 있어서 그곳에서 주변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1시 15분 망경대에 도착했다. 관악산과 과천시내 그리고 멀리 수리산도 보고

 

 

 

 

 

잠시 후에 갈 석기봉. 그 뒤로 국사봉과 이어지는 바라산, 백운산 그리고 광교산 라인.

 

 

 

 

 

무엇보다도 이름이 망경대인 만큼 서울의 모습이 훤히 보이는 곳이다.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과 그들이 둘러싼 서울시내. 물론 옛날엔 궁궐까지 뚜렷히 보였을 테니 망경대란 이름이 걸맞는 것 같다.

 

 

 

 

 

암튼, 셀프타이머 인증 하나 남기고 석기봉으로 향한다.

 

 

 

 

청계산 다른 길에 비해 비교적 거친 길이라서 이곳 역시 다니는 사람들만 다니는 곳. 한동안 내려섰다가 다시금 올라가서 석기봉 정상에 발을 놓는다. 망경대와는 넉넉 잡고 20분 거리이다.

 

 

 

 

 

날씨 좋을 때면 멀리 인천 앞바다를 볼 수 있다는 석기봉인데... 불행히도 내겐 그런 영광이 없었다. 아마도 무척 맑은 날에도 눈에 보이지 않게 부유하는 미세먼지 때문이지 싶다.

 

 

 

 

 

그래도 멋진 뷰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니... 아예 시계바늘 돌 듯이 구경이나 해 볼까? 우선 해맞이 하면 딱 좋을 금암산, 남한산 방향. 음 아래의 능선은 하산할 길이 있는 곳이고

 

 

 

 

 

오른쪽으로 돌아서, 예전에 몇 번 했던 청광종주라인을 그려보고, 또 고개를 돌려

 

 

 

 

 

관악산과 그가 품은 과천시를 감상하고... 마지막으로

 

 

 

 

 

좀 전에 올라가 여기저기를 구경했던 망경대를 살펴보고는 ... 이수봉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한다.

 

 

 

 

 

석기봉을 내려서고... 이수봉에서 망경대를 오를 때, 가장 힘이 드는 깔딱고개, 소나무길로 내려간다.

 

 

 

 

 

화려한 무성화로 곤충을 유인하여 유성화로 종을 번식시키는 산수국. 무성화가 없는 것을 보니 의도한 대로 된 모양이다. 부디 잘 퍼져서 예쁜 꽃밭을 이루길,,,

 

 

 

 

 

석기봉과 이수봉을 구분하는 헬기장. 오래 전부터 여기 나무 평상에서 일박을 해보고 싶어했지만, 경험하지도 못한 채 그 의욕이 식어가고 있는 현실이 서글프다.

 

 

 

 

잠시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서너 번 올랐던 과천 매봉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왼쪽길로 접어들어 이수봉에 도착한 시간은 2시 28분. 산행 3시간 째 접어드는 것 같다. 잠시 정상석을 교감을 하고

 

 

 

 

 

옛골로 향하는데... 문득. 이 번에도... 걸었던 기억이 15년 전 그 이전에 머물고 있는 그 길로 가고 싶어져서 환경관측소 왼쪽으로 난 경사 급한 침목으로 놓인 계단길로 들어섰다.

 

 

 

 

 

지금은 금토동능선(옛날엔 철쭉능선이라 했음)으로 내려가 금토동 혹은 옛골로 내려갔기 때문에... 이 길은 참 오래만이다.

 

싸리나무꽃

 

 

 

최고로 먼 기억에선 이곳에 막걸리 통을 놓고 두 남자가 기타 반주에 노래를 곁들이면, 산행하던 사람들이 잔술을 사먹으면서 노래를 감상하던 모습. 신혼 때, 곧 이어지는 급한 경사길을 반대로 올라오다가 넉다운 됐던 큰처남의 모습. 

 

 

 

 

 

이 구간이 가파르긴 가팔라서, 젊은 날 여러 산우들과 함께 이 계단을 피해 호기롭게 계곡을 타고 올라가서 우쭐거렸던 기억 등이 흑백 필름처럼 지나간다.

 

 

 

 

 

맞다! 이 급한 내림길 끝에 있었던 약수터.  맑은 물이 풍족히 나와서 물병에 부족한 물을 채웠던 곳인데... 지금은 떨어지는 물방울 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슬프냐고...?

 

 

 

 

 

그렇지는 않다. 요즘 드라마나 소설에 회귀물이 유행을 해서 누군가가 내게 젊은 날의 내게로 돌려보내준다면 가겠느냐 묻던데... 결단코 그러고 싶지 않다. 지금으로도 충분하다. 어둔골을 빠져나와

 

 

 

 

 

옛골 마을에 들어섰다. 예전엔 농가 주택 몇 채 있었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현대식 건물에 베이커리며 카페 혹은 고급 음식점이 즐비하게 보인다. 그래도 예전에 막걸리 한 잔 했던 앵두나무집은 그대로여서

 

 

 

 

 

한층 기분을 업시키니 더운 날 햇빛이 내리쬐는 길임에도 차를 둔 곳으로 가볍게 걸어가 3시 32분 산행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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