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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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설악 상봉 _ 아직도 심설 산행.

mangsan_TM 2023. 2. 23. 10:25

 

 

 

2023년 2월 21일(화). 북설악의 상봉에 다녀왔다.

상봉, 신선봉 등산지도(화암사)

 

 

 

화암사 아랫 주차장에서

화암사 - 성인대 - 해산굴 - 상봉 - 화암재 - 화암사로 원점회귀를 했다.

 

 

 

이번 산행 역시, 설악산의 길라잡이인 산악회MTR의 도움을 받았다.

 

 

 

이틀 전에 뜻 밖의 화재로 종각이 불에 탔다는 뉴스를 보고 큰 걱정을 했는데

큰 혼란이 없이 여전히 굳건하고 경건한 모습인 화암사로 들어서서

화암사 일주문

 

 

 

부처님의 가호가 충만한 길을 따라가다가 매점 앞에서 산길로 들어섰다.

 

 

 

매점엔 '아이젠을 착용하고 오르세요'란 문구가 작년 이 맘때 쯤과 마찬가지로 붙어 있었지만

이 번엔 뭔 자신감이었는 지 아이젠 없이 오르기 시작했다.

 

 

 

살짝 미끄덩 거리면서 수바위를 지나 떡바위도 지나고...

한 50여 분 정도 올라

 

 

 

동해를 한눈으로 전망하는 전망대에 도착을 했다. 그런데... ㅎㅐ마다 오는 이곳이지만,

이 곳을 가르켜 성인대 혹은 신선대라 하는 지는 여전히 모르고 있다.

 

 

 

왜냐하면, 그 전망바위에서, 오르는 길의 왼쪽으로 꺾어들어서면

울산바위를 가장 멋지게 볼 수 있는 평평한 바위 암반이 나오는데

 

 

 

'대'란 용어가 있으니 이곳을 성인대 혹은 신선대라 부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그리니 그 신선대 위에 예사롭지 않은 모습으로 서 있는 두 바위를

신선암으로 부르지 않을까?

 

 

 

암튼, 이곳의 랜드마크인 신선암께 오늘 상봉 산행을 고했으니 울산바위를 더 자세히 보고

 

 

 

오늘 걸어야 할 상봉을 향해 바라보는데...  오우~~  이 모습 미쳤다!!!

상봉과 신선봉의 이 멋진 라인이라니...  저 왼쪽으로 검게 보이는 능선이 이제 올라야 할 길이 되겠지?

신선암에서 본 상봉전위봉, 상봉, 신선봉(왼쪽부터)

 

 

 

다시 좀 전에 올랐던 전망바위로 뒤돌아와 행복하고 안전한 산행을 기원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아이젠을 착용하고 상봉과 화암사로 갈리는 갈림길까지 힘차게 걸었다. 그리고

 

 

 

상봉으로 가는 길에 들어섰는데...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없다.

 

 

 

게다가 발목까지 잠기는 이 눈이라니... 스페치를 할까 말까 망설였던게 가소로웠단 생각도 들고...

암튼, 거친 오름길을 눈구덩까지 헤치다 보니

 

 

 

쉬이 지쳐갔지만, 뒤돌아 시야가 트인 곳에서 보이는 풍광이 곧 기운을 돋아줬다.

상봉을 오르다 본 신선대

 

 

 

그래도 길 곳곳에서 만나는 바위절벽을 피해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는 일을 반복하다보니

에너지가 너무 쉽게 소진됐다. 그렇지만, 한 발 한 발을 이길 수 없는 법.

 

 

 

마침내  확 시야가 트이는 능선에 올라서고 보이는 절경에 에너지 걱정을 덜 수 있었다.

 

 

 

그렇다고 오름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왠지 힘들 것 같지 않겠다는 근자감이라니 ㅋㅋㅋ

 

 

 

그래선지 눈으로 덮혀 길인지 아닌지 하는 곳도 과감히 진행을 하다가 벌써 12시 30분.

가져온 점심 보따리를 풀어서 느긋히 점심을 갖는 여유를 만끽하다가

 

 

 

또다시 눈길을 헤치면서 정상으로 향했다. 그리고 때때로 펼쳐지는

 

 

 

울산바위와 그 뒷쪽의 화채능선. 그리고

 

 

 

대청, 중청 그리고 황철봉의 설악산 풍경에 손가락질 하기 바쁘다.

오우~~  미시령 옛길과 미시령 고개도 이곳에선 완전 그림이군!

 

 

 

사실, 이 길을 이번에 두 번째 걷는데 7,8년 전에는 이 아래 너덜길로 걸은 것 같은데...?

길이 바뀐건가? 암튼, 그 때에도 강력한 인상을 내게 심어줬었던

 

 

 

해산굴을 통과했다. 어쩌면 하늘과 사바를 경계하는 통천문이라 해도 부족하지 않을 듯 하다.

사족보행으로 안간힘을 써서 구멍을 빠져나와야 하는 곳이라 해산굴이라 하는 가 본대

해산굴

 

 

 

막상 그곳을 빠져나오고 나면 보이는 풍경이 확연히 바뀌고 경사도 완만해져

었음을 알게 되니 통천문이라 부른들 과하지 않을 것 같다.

 

 

 

역시 하나에 너무 매몰하면 좋지 않음을 곳곳에 놓은 험난한 길로 경각심을 주고 때로는

 

 

 

아주 큰 시련을 주어 그를 극복한  이후에 보이는 모든 것들에

 

 

 

감사한 마음을 들게 하니, 이곳이 천상계가 아니라 할 수 있을까? 더불어

 

 

 

배낭을 내려놓고 적당한 바위 위에 올라서도 행복감이 몰려드는 곳이니까. ^^

 

 

 

이제 거칠고도 험난한 길은 끝이 난 것 같다. 유순한 길로

 

 

 

잠시 오르내리면서 미시령으로 내리는 갈림길을 지나고 평탄고원에 올라서서

 

 

 

설악산의 풍경에 한동안 스며들었다. 

 

 

 

와~~  여기서는 황철봉이 중심이네? 그 왼쪽으로 대청과 중청.

오른쪽으론 주걱봉도 보이고... 그러면 안산라인인가?

 

 

 

촛대바위가 보이는 관목림에 들어서니

 

 

 

너덜로 아래를 장식한 상봉이 보였다. 맑은 날씨여서 아주 가까이 보였지만

 

 

 

나무들을 식재한 시설들이 넓게 분포한 평지를 지나야 하고

음~~  이곳에서 자생하는 나무들을 식재한 건가?

 

 

 

 

어느 곳이 길인지 알 수가 없는 너덜길을 이리 저리 건너뛰고 나서야

 

 

 

상봉에 도달할 수 있었다. 오후 3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산행을 시작하고 무려 5시간이 넘는 산길을 걸어 상봉 정상석과

두 번째 교감을 했다. 이전엔 빗방울이 떨어지는 날이어서 볼 수 없었는데

 

 

 

우와~~  여기 사방이 트인 뷰 스팟이다. 멀리는 향로봉 라인이고

요 아래가 북설악 마산봉 이랜다. 더 좋은 날씨라면

 

 

 

저 맨 뒷쪽의 금강산도 훤히 보인다고 하던대...

이 정도의 모습을 보여 준 것만도 내겐 감지와 덕지가 아닐런지...

 

 

 

다시 대청과 중청은 물론 그 아래의 1275봉이 보이는 설악산도 둘러보고

 

 

 

주차장에서 수바위 그리고 지금까지 올라온 능선도 살펴본 다음

 

 

 

신선봉을 향해... 거침없이 내려가려 했는데... 세상에 

 

 

 

예전엔 아무런 어려움 없이 내려섰던 이 곳. 첫 발부터 줄 없었으면 내려서지 못할 뻔.

 

 

 

사람이 다닌 흔적이라곤 옛 군부대에서 사용했던 빠삐선이 전부.

푹푹 빠지는 약간은 벼랑인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가서

 

 

 

두 번째로 만나는 절벽구간. 예전엔 이곳에 줄이 매어 있었고 이곳만 내려서면

위험구간은 없었는데.. 줄은 없어져서 새롭게 내려서 조심스럽게 내려서고 긴 숨을 뿜었다. 

 

 

 

여전히 위험스러운 눈길이기는 하지만, 나타나는 절경 만큼은 꾹꾹 담아가는 것이 국룰.

오~ 주차장에서 수바위 그리고 지나온 상봉능선이 여기선 더 잘보이는군.

 

 

 

이제 신선봉과 도원능선이 가까이 보이기는 했지만...

신선봉과 도원능선(오른쪽)

 

 

 

아니, 여기도 줄을 내려야 할 정도네...? 게다가 내려서니 왼쪽으론 가파른 사면인데

엉덩이를 깔고 썰매 없는 눈썰매를 타고 내려가는데... 우~ 심장이 쫄깃!!

 

 

 

그리고 기존 눈에다 바람이 더 모아둔 것인지 자칫 발을 잘못 드리면

ㅎㅓ벅지까지 빠지는 눈.  ㅋㅋ 웃음이 나온는데 헛웃음인지 즐거움인지.

 

 

 

눈에 묻히면서 아마도 즐거움이었을 심설산행을 1시간 30분 정도를 하고나서야

화암재에 도착을 했다. 누군가의 비박터. 여기선 잠을 자면 어떤 기분일까?

화암재

 

 

 

화암사까지는 이제 5.4km. 상봉에서 내려온 길과 달리

이곳은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뚜렷했다.

 

 

 

이 내림길은 세 번째? 네 번짼가...?

 

 

 

신선봉에서 한 번, 상봉에선 두 번... 또 있는 것 같은데...? 

그런데 여기로 오를 생각은 전혀 없었고 늘 내려오기만 한 이유가... 뭐지?

 

 

 

화암재부터 볼 것이라곤 주변의 수목과 야생식물들 뿐이라서 급한 내리막이 끝이 나는

첫 번째 계곡까지 내려서는데 50여 분이면 충분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거의 평탄한 숲을 통과하고 작은 개울과 함께하는 길을 걷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50여 분이 채 못되어 임도와 만날 수 있었다.

도원능선길을 걸을 때, 두 번 모두 이 임도로 올라가 첫 번째 지계곡으로 들어섰던 것 같다.

 

 

 

더운 여름엔 화암계곡에 들려 땀을 씻어내곤 했었는데... 오늘은

손에 물을 묻히기도 두려운 추위가 아직도 남아 있어서 계곡을 패쑤! 주차장으로 가

뜻 밖의 심설산행을 마쳤다.

도시는 이미 눈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든 시기. 그래서 당연히

아이젠과 스페츠를 준비하는 것에 망설임을 가졌지만, 그래도 산을 다니는 사람의

준비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신념이 있어 준비해 왔다.

역시, 사고는 준비되지 않은 곳에서 빈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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