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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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호구산 _ 이렇게 멋진 산이었다니...

mangsan_TM 2023. 3. 27. 07:32

 

 

 

2023년 3월 25일(토). 남해군에 위치한

괴음산, 송등산 그리고 호구산을 다녀왔다.

호구산 등산지도

 

 

 

평현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떡고개 - 괴음산 - 송등산 - 호구산(납산) - 돗틀바위 - 앵강고개에서 마쳤다.

 

 

 

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내내 흐린 날씨가 이어지다가 간간히

해가 나는 날씨였고, 산악회 MT의 도움을 받았다.

 

 

 

우~~  거의 땅 끝 마을인 평현마을. 죽전 버스정류장에서 장장

버스를 5시간 가까이 타고나서야 도착을 했다.

 

벌써 12시 15분. 부지런히 산행준비를 하고

큰 도로를 건너 봉성마을 표지석 맞은편에 있는  

 

 

 

얕으막한 산자락으로 들어서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풀내음 나무내음...  어쩌면 내 유년의 그 작은 동산을 넘어

 

 

 

떡고개에 도착을 했다. 아직까지는 초봄의 아련한

 

 

 

유년의 뜰이라서 상큼한 미소 한자락 입가에 달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산으로 들어서곤, 그 미소 대신에

 

 

 

자리매김한 것은 거친 숨결의 부산물인 게거품. 왜냐하면

 

 

 

부드러운 흙산이라 걷기엔 좋았으나... 계속 이어지는

가파른 경사 때문이었다. 그래도 편백숲을 지날 때는 그간 폐 속에

 

 

 

쌓여있던 오염된 것들이 급격히 배출됨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산등성이에 올라섰지만 여전히

봉성마을과 이어지는 능선 삼거리.

 

 

 

가파른 오름이 임도 끝 지점을 지나도 여전해서

임도 끝 지점

 

 

 

때마침 나타난 암반 전망터가 얼마나 반갑던지... 

물 한모금으로 입 가의 게거품을 지우고 다시

 

 

 

시작되는 보통 보다는 조금 더 경사가 있는 산길로 들어서는데...

 

 

 

산 아랫쪽엔 이미 다 떨어진 진달래꽃들이 이곳에선 만발한 모습으로

불어오는 바람결을 따라 헤살거리며 지쳐가는 몸에 힘을 준다.

 

 

 

됐어!! 이 정도면 오름으로 충분하니 이제는 조금은

완만한 오름을 절실히 원할 때, 나타나는 암봉!

 

 

 

비록, 두 손과 두 발을 모두 사용해서 올라야 하는 곳. 약간은

스릴도 있는 곳이지만, 오히려 숨을 고를 수 있고 주변을 시원히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물론, 오름은 아직 끝 나지 않았지만,

이 암벽을 오르고 나서부터 완만해져서

 

 

 

1시 50분. 그러니까 산행 1시간 30여 분 만에 괴음산 정상에 

도착을 했다. 해발이 겨우 605 m인데 호들갑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시작한 곳이 바닷가란 점을 생각하니, 해발 고도가 비슷한

청계산(만경대:618m)을 오르는 것 보다 힘이 드는 것이 이해가 된다. 

 

 

 

워낙 가파르게 올라오고 보니 남은 산행에 대한 시름이 놓인다.

게다가 송등산으로 향하는 산윗길은 안온하기만 하고...

 

 

 

그래서인지 멀리 보이는 송등산으로 향하는 길이

성근 바위로 된 너덜을 이루고 한참을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고 있지만, 아직까지 지지 않고 남아 있는 꽃들에게

눈맞춤하고 교감을 하는 여유를 보이면서 걷고 있다.

 

 

 

괴음산 영역을 벗어나, 송등산 영역으로 들어선 능선길. 남해 하면 금산이고

그 위명에 가리워져 이곳을 지난 산우님들이 많지 않을 줄 알았는데, 띠지를 보니

 

 

 

이미 많은 분들이 다녀가신 듯 하다. 지금까지 걸은 길만 해도 여느

100대 명산 못지 않은데, 역시 주머니 속의 송곳은

 

 

 

언제든 밖으로 나오는 법이구나! 조망이 트이는 안부에 왔다.

오호! 저기 보이는 저 산! 예사롭지 않은 모습인데? 분명 저 곳이 호구산일 듯!

 

 

 

잠시 뒤돌아 보니 괴음산 정상부터 이곳까지 걸은

능선이 보여 괜히 뿌듯함을 가슴에 덧대고

 

 

 

공룡 등뼈 같은 칼바위 암릉길 위에 올라서서

생강나무꽃과 진달래

 

 

 

뭔 가를 이룰 때의 마지막 난관을 돌파하 듯이 내려섰다가 올라섰다. 

 

 

 

ㅋㅋㅋ 생각대로 그 칼바위길이 송등산 마지막 관문이었나 보다.

2시 41분. 자그마한 송등산 정상석과 마주한 시간이다.

 

 

 

괴음산과는 보통 걸음으로 50분이면 적당할 듯 싶다.

 

 

 

이젠 배가 몹시 고프다. 사실, 아침 6시에 누룽지를 끓여 한 공기를 먹은 것이

전부여서 괴음산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송등산에서 본 괴음산.

 

 

 

어제 저녁 편의점에서 사 가져온 빵 하나로 에너지를 보충했다.

 

 

 

이제 오늘의 최종 목표지인 호구산으로 향하는 길. 송등산을 조금

내려서면 보이는 저 산. 신기하게도 저 산이 호구산임을 인지할 수 있었다.

송등산에서 본 호구산.

 

 

 

어느 쪽에서 본 모습이 그런 지, 호랑이의 모습이 보여 호구산이라 한다는데

송등산에서 호구산으로 이어지는 길은 유년의 뒷동산 마냥 정감이 난다.

 

 

 

아마 이 길을 먼저 걸으신 산우님도 이 길에서 만큼은

굴렁쇠 굴리던 그 어린이였을 듯!

 

 

 

암튼,  오른쪽으로 앵강만을 보면서 몇 번의 염불사 갈림길을 지나쳐

앵강만 너머로 금산이 있지만, 흐린 날씨가 실루엣을 만든다. 

 

 

 

호구산에 가까이 간다.

 

 

 

어디서 보면 그 모양이 원숭이와 같다고 해서 납(猿)산이라고도 불리웠다는데

그래선지 여기에 있는 이 바위 모양이  원숭이로 보이는구만? ㅋㅋㅋ

 

 

 

정상을 100m 정도 남겨 둔, 마지막 염불암 갈림길. 굳이

이 이정표를 지목한 것은, 지금부터

 

 

 

정상까지 두 손과 두 발을 모두 사용하여 올라야 하는 시작점이기 때문.

 

 

 

손 안에 담기엔 비교적 굵은 통나무 난간을 부여잡고는 적어도 한 번은

쉼을 주어야만 도달하는 마지막 바위암벽 밑! 그곳에서

 

 

 

탄력을 얻어 단숨에 오르고 나서야 호구산 정상에 다달을 수 있었다.

 

 

 

어? 그런데...  이거 봉화댄가? 아니면 제단?

암튼, 올라가 주변을 둘러봤다.

 

 

 

날씨만 좋았다면, 남해의 멋진 바다와 다정마을의 안온한 풍경을

볼 수 있으련만... 하긴, 비가 오지 않는 것만 해도 복이지. ^^

 

 

 

오호! 정상석은 저기에 따로 있구만? 

 

 

 

3시 40분. 정상석 옆에 다소곳이 섰다. 납산이라... 아마도

이 지방에선 원숭이(猿)를 납이라 부르는 모양이다.

 

 

 

이 산자락 모두가 호구산군립공원이라 하던대, 이곳에 서니 왜 그이름인지를 알 수 있었다.

괴음산에서 송등산을 거쳐 지금까지 지나온 능선이 가슴 벅차게 보여진다. 하지만 

호구산에서 본 송등산(중간)과 괴음산(맨 오른쪽)

 

 

 

앵강고개에 도착해야 할 시간은 5시 30분. 4.3km를 1시간 40분 만에

가야 해서 급히 봉우리를 내려서서 석평 방향으로

봉우리 아래, 용문사, 석평 갈림길.

 

 

 

하산을 시작했다. 다행히, 부드러운 길이 이어지고

 

 

 

곳곳에 앵강고개를 가르키는 이정표가 나와서

 

 

 

빠른 걸음을 주저함 없이 이어갈 수 있었다. 그렇다고 밋밋하기만 하면

 

 

 

멋진 산의 자격이 없기라도 하는 듯 갑자기 나타난 암봉. 그 근육질 몸매하며,

주변의 확 트인 조망하며 아무리 바빠도 걸음을 멈추게 하는 암봉!

 

 

 

순한 산행에 칼칼함을 더하는 곳. 그런데, 호구산 정상에서도 든 생각이지만

왠지, 주변에 길게 놓여진 석축들을 보니 혹시, 옛 산성이 아니었을까?

 

 

 

암튼, 암봉을 내려서니 이곳을 다녀간 산우님들 남긴 돗틀바위 사진과 그 모양이 같다.

아마도 여기가 돗자리를 짜는 돗틀을 닮은 돗틀바위봉인 듯 싶다.

 

 

 

발 아래는 야트막한 산자락과 이름도 특이한 앵강만이 보이는데...

지금에서야 인지하는 것이지만 저 산자락이 앵강고개로 가는 능선이지 싶다.

 

 

 

 

 

 

돗틀바위봉부터는 고도를 급격히 낮춰주는 내림길.

암반길로 내려서고 편백숲도 통과해서 한참을 내려서고 본

 

 

 

고갯마루! 얏호~~ 앵강고갠가 보다 즐거워 했는데...

 

 

 

그곳에 설치된 지도를 보니 어구야~~~

호구산 등산 안내도

 

 

 

앵강고개는 아직도 산길 2 km 너머에 있는 걸?

임도 끝.(석평리, 앵강고개 그리고 용문사로 갈리는 갈림길)

 

 

 

조금은 지쳐있지만, 어쩌겠어 앵강고개가 목표인데...

주변을 둘러보는 재미를 뒤로 하고 빠른 걸음을 하는데.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줄 알았는데... 왜 오름질이냐구?

 

 

 

허벅지가 꾸덕하게 부풀어 올라 뻐근한 통증이 몰려오지만

혹여 제 시간(5:30)에 도착할 수 없을까봐. 부지런히 걷기만 했다. 다행히

 

 

 

261봉 이후로는 꾸준한 내림길.

느낌적으로 목표가 멀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서두를 필요가 없으니 또 다시 주위가 열리고 당연한 수순으로 주변을 음미 한다.

아고~~  맑은 날씨의 이 풍경은 얼마나 멋질까?

앵강고개 근처의 하산길에서 본 호구산.

 

 

 

아무튼 오랜 산행경력이 주는 예감은 무시할 수 없는 모양이다.

한차례 급한 내림길 끝에 보이는 앵강고개.

 

5시 7분에 앵강고개에 도착을 하여 언젠간 멋진 산으로

이름을 크게 떨칠 호구산 산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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