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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스위스 일주 & 프랑스 북부 여행 _ 스위스. 간절함이 이룩한 나라. 본문
2023년 9월 12일(화)에서 22일(금)까지 스위스와 프랑스 북부에 다녀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들어가서, 스위스 루체른 - 체르마트 - 로이커버드 - 베른에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 루앙 - 몽생미쉘 - 파리 드골공항에서 입국하는 9박 11일 간의 긴 여정이었다. *여행사 ☆★이지의 일정에 따랐다.
9월 12일(화).
오전 9시 30분에 인천에서 이륙한 비행기. 무려 14시간 동안 비행하여 푸랑크푸르트 공항에 착륙하고 밖으로 나왔지만, 아직도 9월 12일 오후 6시 30분이다. 서쪽으로 비행하고 오니 하루가 7시간이나 늘어진 결과이다.
스위스로 들어가기엔 넘 늦은 시간, 우선 전용 버스를 타고 스위스와 비교적 가까운 도시 슈트트가르트로 간다. 차창 밖으로 스치는 하늘. 제기랄 황사하고 미세먼지로 늘 신경이 쓰이는 우리 하늘과는 달리 깨끗하고 맑은 하늘. 췟!! 호텔 Mercure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 시차 적응 없이 잤다.
9월 13일(수).
ㅋㅋ 시차 때문인가? 새벽 4시에 눈이 떠져서 시내 산책으로 가까운 전철역으로 가서 현지에서 운용되는 전철을 구경한 후, 호텔로 다시 돌아가 아침 식사를 마치고, 버스에 탑승을 하여 스위스를 향해 출발을 한다.
한국엔 연일 비가 내리고 있다는 친구의 소식! 이런 이런 여기에도 그닥 좋지 않은 날씨. 독일과 스위스의 국경 근처에 있는 휴게소에서 굽혀져 있던 몸을 펼 때에는 약한 빗방울이 드물게 떨어지고 있었다. 리기산 풍경을 만끽하기 전까지는 제발 비가 오지 않아야 할텐데...
드디어 국경을 넘어 스위스에 들어섰다. 차창 밖엔 여전히 독일의 마을과 별반 다를 게 없는 풍경이 펼쳐져 있고, 그 또한 이국적인 것이라 질리지 않게 구경을 하다보니
리기산으로 오르는 산악열차의 출발역이 있는 골다우에 도착을 했다. 열차 시간이 조금 남아 있어서 마을 한바퀴 돌아보곤 제 시간에 와준 산악열차에 몸을 싣는다.
알프스 산군을 조망하고 주변의 아름다운 호수를 감상할 수 있어 산들의 여왕이라 불리우는 곳인데... 올라갈수록 간간히 물방울 마저 비치는 희뿌연 안개 속이다. 그래도 또 다시 오기 힘든 곳이니... 이런 풍경이라도 기꺼이 즐긴다.
다시 산악열차를 타고 출발했던 역과는 달리 비츠나우로 하산을 했다. 잠시 마을을 둘러보고 버스에 올라
취리히로 이동을 한다. 제길~ 맑은 날에 봐도 아까울 풍경인데... 빗방울이 연신 차창을 때리는 듯 마는 듯.
결국 취리히에 도착을 했을 때는 제법 굵직한 빗줄기가 내려서... 뭔 뮌스터를 보라는데... 우산 받기에도 부산스럽다. ㅜㅜ. 그래도 자주 올 수 없는 곳이니
린덴호프 공원에서 취리히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 보기는 해야겠지?
취리히의 명동인 반호프스트라세는 빗속을 걷는 것으로 만족하고 다시 버스로 노트월로 이동을 한다.
노트월에 있는 호텔 sem__ 에 짐을 내리고 저녁 식사를 하고, 역시 잠을 충분히 잘 것 같았는데...
엉겹결에 눈을 뜨니 제기랄~~ 새벽 3시 반이다. 업치락 뒤치락 하다가 4시 조금 넘어서, 문 밖으로 나왔다. 다행스럽게도 세차게 내렸던 어젯밤의 비는 밤새 사라진 것 같았다.
9월 14일(목).
아침 산책을 마치고 짐을 꾸려 다시 버스에 오른다. 그러고 보니 어젯밤의 세찬 비가 나를 당황케 한 것인지... 어제 저녁과 아침을 불만 없이 잘 먹었는데... ㅋㅋ 기억이 나지 않네?
오늘의 첫 일정은 '빈사의 사자상'을 보는 것. 70% 이상이 험한 산으로 이루어진 스위스. 이 척박한 곳에서 살아남는 방법 중 하나가 용병이 되는 것이었댄다. 그러면서도 후손 만큼은 잘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죽을둥 살둥 용병 생활을 했으니... 아마도 그 보상이지 싶다. 그 험한 산이 요즘엔 오히려 부를 창출하게 되었으니. 그러고 보니 스위스는 간절함이 이룩한 나라인 것 같다.
드 넓은 루체른 호수. 얼마나 넓은 지 크루즈를 이용해 돌아봐도 그 끝을 알 수가 없다. 그러니 오히려
호숫가에 있는 아름다운 건축물에 너도 나도 더 요란스레 탄성을 지르는 중. ^^ 그리고
루체른 호수에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 되고 긴 다리가 있는데, 카펠교가 그것이다. 미관도 훌륭해서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데,
내부의 목조 천장에는 의미 있는 그림으로 채워져 있어서, 보는 내내 뭔 내용일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다리를 건너와 보이는 모습도 한 폭의 그림 같아서, 관광 명소로서 충분하단 생각이 절로 일게 하는 곳이다.
이제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만남을 기대하는 마테호른을 보러 체르마트로 간다. 여기 노트월에선 상당히 먼 길이라서 가는 도중에 한적하고 여유로운 호반마을인 룽게른에서 가볍게 산책을 하고, 부지런히 다시 이동하여
인터라켄에서 삼겹살로 점심을 가졌다. 오래 전 융프라우를 올라갔을 때, 뭔 이유로 이곳 인터라켄 마을을 그냥 지나쳤는데
ㅋㅋㅋ 오늘은 이 마을만 머물다 떠나게 되니... 재밌단 생각이 든다. 움~~ 아무래도 이 동넨 또 올 것 같은 예감. ㅋ
모처럼 삼겹살로 배도 채웠겠다, 체르마트를 향해 부지런히 이동을 한다. 호반을 지나고 점점 거칠어지는 산악 지형을 지나서
마ㅣㅁ내 기차역 마테호른 터미널 태쉬에 도착을 했다. 체르마트는 이곳에서
열차로 한 10여 분? 20분? 정도 더 들어가서야 나왔던 것 같다. 어째든 이제는 제법 어둑한 시간에 체르마트에 도착을 하고
우선, 전통가옥을 개조해 호텔로 만든 숙소에 짐을 푼다. 그리고, 다시 거리로 나서는 길.
개울을 건너다가 힐끗 먼 곳을 바라보니 .. 와우~~ 비록 희미하지만 저기 보이는 것이 마테호른 아녀? OMG!!!
내일 새벽은 수네가로 올라가 마테호른의 일출을 감상하는 것인데.. 부디! 제발! 맑은 날이 되게 하소서! 가슴이 설레어 가슴을 부여 잡지만, 그래도 밥은 먹어야 하겠지 ^^.
너무 설렜나 보다. 저녁을 뭐로 먹었는 지... 장소 말고는 전혀 기억에 없다. 아마도... 그 술이 문제인 듯.
9월 15일(금).
새벽에 일어났지만... 우울 우울... 방금 전까지 비가 내렸는지 바닥이 축축하다. 그래도 높은 산 위의 날씨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 마테호른의 일출 뷰스팟인 수네가 파라다이스를 오르기 위해 컴컴한 새벽부터 움직여서
후니쿨라 정류소에 도착을 해서, 제법 가파르고 제법 빠른 후니쿨라를 타고 수네가 꼭대기에 내려선 순간.
모두가 탄성을 내기 바쁘다. 맑은 공기, 그리고 하얀 운무가 산봉을 감싸고 도는 모습이 얼마나 신비롭던지... 게다가 공기 자체가 맑아서 일출을 혹시나 기대 해 보기도 하고...
그렇지만 끝내 일출을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기분은 좋아서 호텔로 뒤돌아와 즐거운 마음으로 아침을 하고, 다시 방으로 올라가 잠시 후에 고르너그라트에서 마주할 마테호른을 그려보며 꿀 휴식을 갖는다.
기다려 마테호른! 고르너그라트에 올라가서 너와 마주하고 활짝 웃을 게. 조급한 마음으로 고르너그라트로 가는 열차역으로 가서 오르는 열차에 채찍질 하며 올라가서
종점에 도착을 하고 이런 저런 일을 하면서 대면을 요청했지만, 내 성의가 부족한 건지... 여전히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려? 그런겨? 에이 나도 가오가 있지... 다음에도 얼굴 보여주지 않으면 네 콧잔등으로 갈겨!! 하면서 되내려오긴 했는데... 아프게도, 슬픈 마음이 여운을 길게 잡고 있다.
체르마트 거리로 다시 들어와 점심으로 퐁듀를 첫경험 하는데... 소스라는 것이 그게 그거고 짜기는 왜이리 짠건지 ㅜㅜ. 암튼, 점심을 마치고 기념할 만한 무언가를 찾느라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기차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고 전 날 올라온 그대로를 뒤짚어 테쉬역에서 버스를 타고 로이커바드로 향한다.
해발 1411 m에 위치한 로이카바드. 버스로 이 곳을 오르기 까지는 가파르고 아찔한 길이라서 가슴을 서너 번 조였던 것 같다. 어째든, 온천으로도 유명하다고 하던대...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잠을 더 잤다.
9월 16일(토).
오늘 역시 4시를 넘기지 못하고 잠에서 깼다. 산속이라서 아직은 캄캄한 거리. 그래도 멍 때리는 것 보다야 산책이 나을 것 같아 조끼 하나 덧대 입고는 거리로 나선다.
그닥 크지 않은 마을이어서 대략 한바퀴를 돌로나니, 호텔의 식당문이 열려 있어서 내친 김에 아침까지 해결하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공기가 무척 좋아서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창문을 여니 때마침 퍼져가기 시작하는 빛줄기. 잠시 뒤에 걸을 겜미 패쓰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만 간다.
이제 겜미패쓰를 밟으려 두근거리는 가슴을 달래며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간다. 막상 승강장 앞에 서니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 지는 이유는 뭘까? 어째든, 문이 열린 케이블카 속으로 들어섰다.
겜미패쓰 정상에 올라서고... 그리곤 말을 할 수가 없다. 멀리 햇살에 반짝이는 알프스의 연봉들... 밑으로는 보이는 아름다운 마을 로이커바드. 뒤돌아 보면...
어쩌면 태고의 모습인 듯하여 경이스럽기만 한 다우벤 호수. 무슨 말이 필요할까. 단지 눈으로 보아 가슴에 담기 바쁜 것을...
여기는... 여기는 꼭 다시 와야지! 이런 다짐을 하면서, 누구를 꼬여서 함께 오나 하는 모략질도 생각하면서 로이카바드로 되내려와 버스로 왠지 자유를 생각하게 하는 레만 호수를 향해 떠난다.
언젠가의 기억, 그것의 장르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레만호에 지다"가 문득 떠오르는 레만호에 어느 왕이 감옥으로 건립했다는 시옹성으로 들어서며 만남을 시작한다.
시옹성을 보고는 프레디 머큐리와 찰리 채플린이 있는 호숫가로 이동하는데, 워낙 바다와 같은 호수라서 걸어서 이동할 수는 없고 버스로 이동하여 누군가의 새 삶을 시작하는 곳을 통해, 레만호와 다시 만난다.
호숫가엔 다양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걷거나 명상을 하거나 혹은 휴식을 즐기고 있다. 그들의 모습을 보니 역시 자유롭고도 넉넉한 기분이 든다. 덕분에 나도 그들처럼
의식적으로 넉넉한 마음을 키우고 여유로운 자세를 늘리면서 걷는다. 덕분에 레만호에 있는 프레디와 찰리가 네게 스스럼없이 다가왔다. ^^
멀리 알프스가 보인다는 레만호. 하지만 어느 것이 알프스인지 몰라 멀고 높은 산이 보이면 저것인가 보다 하면서 레만호를 떠난다. 하지만
버스로 한참을 가고도 끝을 보이지 않는 레만호. 얼마나 큰 것인지 커다란 도시인 로잔을 옆에 둘 정도다. 그 로잔에서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호텔에 여행 가방을 풀고 저녁을 마친 후,
호텔 밖으로 나와 로잔 시내의 거리를 느끼면서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밤을 입가심 한다.
9월 17일(일).
조금은 늦잠을 자서 5시 경. 가볍게 아침을 하고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전체가 등재된 베른 구시가지를 보러 스위스의 수도 베른으로 향한다. 로잔에서 배른까지는 가깝지 않은 거리, 도중에 치즈마을로 유명한 그뤼에르에 들려
가볍게 산책도 하고 말 그대로 관광을 즐기면서 장시간 버스에서 앉어 위축되었던 몸에 활기를 더하고는
다시 베른을 향해 출발을 한다. 베른에 도착한 후, 우선 중세의 풍취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는 베른의 구시가지를 보기 위해 장미정원으로 올랐는데... 역시 명불허전!
눈으로 그 풍경을 꾹꾹 담아두고 시가지로 들어선다. 여전히 신기하게 보이는 전차. 그리고 바닥을 돌로 촘촘히 채운 거리, 양 옆으로 나란히 선 건물들이 우리와 다르니 볼만 하다.
13세기 초반에 건립됐다는 시계탑은 또 그런대로 감응이 오고, 무엇보다도 베른 성당이 주는 알수 없는 기운이 몸과 마음을 경건하게 한다.
성당에서 탁한 기운을 어느정도 세탁을 하고, 거리 끝편에 있는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갖는다. 이 점심이 스위스에서 갖는 이번 여행의 마지막 점심. 전식, 본식 그리고 후식이 나와 어느정도 먹을 만 했는데... 후식은 너무 단 음식이라서 늘 남기게 된다.
그렇지만, 이제는 현지 음식이 맞지 않아 한식만 찾던 때는 지난 듯. 전식과 본식을 깔끔히 처리하고 그 에너지원을 가지고 파리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갈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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