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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처럼
화천 해산(feat. 비수구미) _ 오지 산행이 고프거든. 본문
2024년 6월 27일(목).
화천에 있는 해산과 비수구미에 다녀왔다.
해산령 - 해산(1194봉) - 일산 - 비수구미의 순으로 걷고, 비수구미마을에서 한뼘길을 걸었다.
길인지 아닌지 분간하기 어려운 원시림을 무더위 속에서 헤쳐 오면서 쌓인 더위를 비수구미의 물 속에서 시원하게 날려버린 것이 무척 행복하고도 좋았다. 산악회WDC의 도움을 받았다.
해산령 해오름휴게소에서 산행 채비를 하고 길 건너 해산으로 오르는 산길로 들어선 시간이 아마도 9시 53분 정도이지 싶다.
철문 오른쪽으로 이어지기 시작하는 산길. 그런데 첫 발부터 디디기 힘들 정도로 가파르다.
물론, 나무 숲 안에 있으니 조망은 없고... 덕분에 코를 땅에다 붙이는 자세로 땀을 뻘뻘 흘리며 닥오(닥치고 오름) 중이다. 그렇게 한 50여 분 올랐을까? 가파른 정도가 낮아지더니...
원시의 푸른 초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와~~ 이런 길! 아무 생각없이 걷기만 해도 좋은데... 여전히 완만한 오름을 가지면서 오르내리락 하다보니 즐길 여력이 없다.
하늘을 덮었던 나무가지와 잎들이 사라지더니 마침내 첫 번째 헬기장에 도착을 했다. 지금 시간이 10시 50분 정도이니 해산령에서 한 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오봉산 방향인 듯 한데... 주변을 감상하고
다시 길을 걷는데... 완만하기는 하나 초목들의 허리 높이까지 올라와 있어서 그것들을 헤치면서 길 찾기가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가끔씩 나타나는 안온한 길을 걸으며 작게나마 에너지가 생성되기는 하지만...
고원의 초지에는 많은 야생화들이 있기 마련, 여기에도 있겠지만 보이는 것은 죄다 아래 그림에 있는 꽃이다. 뭔 꽃인지 한참 궁금해 했는데 뒤쪽에 계신 산우님께서 알려주신다. 왜조팝나무꽃이 이녀석이랜다.
두 번째 헬기장에 도착을 하고 또다시 트인 조망을 감상한 다음...
도대체 어느 봉우리든 나올 때도 된 것 같은데... 왜 나오지 않는 거지? 괜실히 여기 이 이쁜
꽃
에게 화풀이 하면서 걷고 있어서일까?
길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오른쪽으로 슬며시 오르는 길을 놓치고... 한참을 걸은 뒤에야 좀 전에 지나친 봉우리가...
이 능선 상 최고봉인 해산(삼각점봉, 1194봉)임을 눈치챘다. 으휴~~ 뒤돌아가기엔... 점점 지쳐가는 중이라서 내키지 않고... 미련이 붙기 전에 재빨리 앞으로 향했다.
덕분에 길을 놓쳤다가 헤매길 하면서 가다보니 넘 허기가 졌다. 시간을 보니 12시 10분. 음~ 때마침 점심시간 이었군 ^^. 적당한 곳에 앉아서 흑임자 인절미로 간편하게 점심을 했다.
역시!!! 모든 행동에는 에너지가 있어야 하는 법. 점심의 효과로 희미하거나 비탈지거나 전혀 상관없이 제대로 잘 찾아 걷다보니 아싸!
제대로 이름표를 붙인 봉우리에 첫 번째 발을 들일 수 있었다. 해산 6봉. 먼저 와 계신 산우님 덕분으로 6봉 인증을 하고
가는 길 오른쪽으로 훤히 펼쳐진 파로호를 보면서, 힘든 만큼의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후
서로가 무척 가까이에 있는 4,3,2봉을 거쳐서... 으잉..? 5봉은 어디에 있었던 거지? 아 몰라 패쓰!!!
1시 20분 마침내 해산주봉에 도착을 했다. 해산령에서 3시간 30분을 걸어 도착한 곳.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멋진 포즈로 인증을 하고
비수구미로 향했다. 오늘 산행의 리더께서 무척 강조한 내용이 있는데... ※비수구미로 가기 위해선 해산주봉에서 꼭 가던 방향 왼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직진 방향은... 아마도 파로호로 가지 않을까?
이제부터 하산! 그 글자의 숨겨진 의미에는 편안함 혹은 안도감이 많은 지분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인데...
제길~~ 이 길. 완전히 곤두박질치는데다 간간히 숨기까지 했다. 이런 길을 한 시간 넘게 내려오다 보니 오르는 것 못지 않게 온 몸이 땀 투성이다. 그리고
급경사가 끝났나 싶더니 이번엔 푸른 이끼를 온몸에 두른 돌 길. 상당히 미끌거려서 무척 신경을 쓰고 지나면 이번엔 원시 밀림지역. 오우~~ 세상에나 이런데도 있었네...?
물 소리가 제법 크게 들리더니 곧 계곡과 만났다. 계곡을 건너가거나 건너오고 혹은 계곡 옆 길을 따르면서 한 20여 분 넘게 걸었을까?
마침내 비수구미와 만나 그곳을 가로질러
비수구미생태길 위에 올라선 시간이 3시 8분경이다. 무려 1시간 50여 분 정도를 걸어내려온 것 같은데... 여기 해산 하면 이 내림길이 생각날 것 같다. 암튼, 생태길 치고는 차가 다녀도 충분할 정도로 널은 길을 따라
비수구미마을로 향하는데... 신비한 물이 아름다운 곳을 아홉 군데나 만들었다는 말처럼
옛날에는 아홉이란 숫자는 꽉 채웠다는 뜻으로도 썼으니까 이미도 계곡 모두가 아름답다는 뜻일 테고... 그러니 만큼 길 옆으로 흐르는 물이 다른 곳의 그것들 보다
훨씬 말고 깨끗해 보여 은퍠 및 엄폐가 되는 계곡의 물속으로 슬며시 스며들었다. ㅋㅋㅋ 완전 혼자만의 즐거운 물놀이 시간!! 들어갔다 나와서 일광욕 하고 또 들어가고...
개운해진 몸에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머지 길을 걸어 비수구미마을에 도착. 산채비빔밥 집으로 들어선 시간이 4시 12분경이다. 산나물밥도 맛있었지만 특히 된장국이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오늘 처음 보았음에도 선듯 막걸리를 내어준 그 산우님 덕분으로 시원하게 막걸리 한 잔을 하면서 산행도 마무리 했다. 그리고 여흥으로 구름다리를 건너
한뼘길로 접어들었다. 원래는 요 밑 선착장으로 가 보트(3,000원/인)를 타려 했으나... 파로호 수위가 낮아
걸어가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여러 산우님들의 의견에 묻어서, 한뼘길을 지나고 호변길로 내려와 평화의 댐 가까이에 주차하고 있는 버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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